현장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얼터콘텐츠를 찾는 관객이 늘어나면서 얼터콘텐츠는 점차 극장의 주력 콘텐츠 중 하나로 변모하고 있다. 문화부는 11월 콘서트·뮤지컬·스포츠 경기 등을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직접 만나봤다. 

사진출처 CGV
사진출처 CGV

 


  가까이서 함께 보는 나의 가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가 3일 CGV에서 개봉했다. 월드 투어 ‘디 에라스 투어’는 미국에서만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인기 콘서트다. 12일 문화부는 콘서트 현장을 영상으로나마 접하기 위해 CGV고양백석을 방문했다. 

   영화는 노래 로 시작했다. 영롱한 핑크빛 무대 중앙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다. 금발 아래 반짝이는 의상, 강렬한 빨간 입술 그리고 화면을 뚫고 나올 듯한 가창력은 그녀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듯했다. 그녀의 등장에 실제 공연장 관객들의 열광하는 모습이 화면 속에 생생히 담겼다. 극장 안 관객들도 그에 못지않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김승주씨(22)는 화면 속 관객과 완전히 동화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관객들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함께 열창하는 장면이 영화에 나왔는데요. 그걸 보고 있자니 차분하게 있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화면 속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마음껏 즐겼죠.”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번 공연을 통해 17년간 쌓아온 자신만의 음악 정체성을 관객들에게 여실히 보여줬다. 앨범 의 수록곡을 부를 때는 화려한 금빛 의상에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모습이었다가도, 강렬함이 돋보이는  앨범을 소화할 때는 검은색 보디슈트를 입고 무대에 나타나 다채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새로운 의상으로 다음 앨범의 노래가 시작됨을 알릴 때마다 극장 안은 술렁이길 반복했다. 

  극장에 울려 퍼진 노랫소리에는 생동감 넘치는 음향이 구현돼 실제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윤미정씨(20)는 공연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가 지닌 생생한 현장감을 꼽았다. “가까이서 큰 화면으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는데요. 실제 콘서트에 왔다고 착각할 만큼 완벽한 음향 기술에 깜짝 놀랐습니다.”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풍부한 음향과 섬세한 카메라로 담아낸 는 관객의 눈과 귀를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도서관에서 들리는 여왕의 아리아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영상사업부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영상사업부

 

  21일 오후 3시 서울특별시교육청 양천도서관에서는 ‘SAC on SCREEN’ 사업의 일환으로 오페라 가 상영됐다. 해당 사업은 예술의전당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부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양천도서관에 방문해 오페라 를 관람하러 온 시민들을 만났다. 김명옥씨(61)는 평일 오후임에도 영화를 보기 위해 도서관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오페라 같은 공연을 접할 기회가 드물잖아요. 마침 도서관에서 노래 로 유명한 오페라 를 영화의 형태로 상영한다고 하길래 방문해 봤어요.” 

  극의 형식에 따라 중간중간 막이 닫히고 열렸다. 화면이 어두워졌다 밝아지며 배경의 무대 구조도 변화를 겪었다. 극이 절정에 치닫고, 밤의 여왕이 딸에게 제사장인 자라스트로를 찔러 죽이라 명령하는 격렬한 복수의 노래 가 등장했다. 막이 끝나자 영화 속 관객의 우렁찬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스크린 속 박수갈채에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 또한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도서관 속 평범한 공간은 어느새 웅장한 규모의 공연장으로 변해 있었다. 

  관객과 배우 사이의 거리는 ‘안방 1열’이라는 말이 와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덕분에 관객들은 배우들의 표정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환호하고 절망하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를 보며 기자는 극의 내용에 더욱 빠져들게 됐다. 오페라 특유의 익살스럽고 과장된 표정 연기 또한 생생히 관찰할 수 있었다. 영화를 모두 관람한 이미영씨(57)는 다음 관람을 기약했다. “영화로 스크린에서 이 정도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신기했어요. 현장의 분위기도 느껴보기 위해 실제 공연을 관람하고 싶어졌습니다.” 

  집 근처의 스크린 앞에 함께 모여 공연예술의 생생한 현장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멀게만 느껴지던 유명 공연을 눈앞에서 관람하는 선물 같은 경험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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