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디깅클럽의 역사가 궁금하다. 
  “지난해 여름 수상무대에서 진행한 디제잉 공연을 계기로 결성됐습니다. 학생 개개인이 공연을 이어 나가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거든요. 그렇게 저를 포함한 4~5명을 주축으로 가동아리를 만들었는데요. 그 이후 교내 행사 때 부스와 공연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그 덕에 정동아리 승격이 이뤄졌고 현재 동아리원은 약 70명 정도 되죠.
  디제잉 공연 당시 팀명이 ‘내리디깅클럽’이었는데요. 디제잉 하는 곳을 의미하는 ‘디깅클럽’과 다빈치캠이 위치한 동네 이름인 내리에서 착안해 따 ‘내리디깅클럽’이라고 지었죠. 그 팀명이 이어져 지금의 내리디깅클럽이 됐습니다.”

  -‘땅 파서 음악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고. 
  “디깅(digging)은 구멍을 판다는 의미인데요. 내리디깅클럽은 처음 결성했을 때 아무 것도 없이 맨손으로 일궈낸 동아리죠. 그래서 말 그대로 땅 파서 음악을 한다는 느낌을 살려 정한 슬로건입니다.”

  -동아리 내 3개의 부서가 있다. 
  “라이브·기획·아트부가 있는데요. 라이브부는 주로 공연을 하는 동아리원으로 구성됩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을 연주하거나 디제잉과 보컬 등 다양하게 있는데요. 이번에 클래식 전공생들도 가입해 바이올린과 첼로를 다루는 동아리원도 생겼습니다. 
  기획부는 콘텐츠 기획과 공연 기획 두 분야로 나눠지는데요. 콘텐츠 기획의 경우 교내 축제 부스 등의 콘셉트를, 공연 기획의 경우 공연 콘셉트를 기획합니다. 마지막으로 아트부는 기획부에서 설정한 콘셉트에 따라 축제 부스를 구성하거나 굿즈를 제작하고 있죠.”

  -내리디깅클럽의 대표적인 활동은. 
  “다채로운 콘셉트를 정해 공연을 기획하는 활동이 가장 핵심입니다. 동아리 차원에서 직접 주최하는 공연과 교내 행사에 참여하는 공연이 있죠. 그 이외에 굿즈와 같은 아트워크(미술 작업) 등을 창작하고 있어요.”

  -공연 창작이 힘들진 않은지. 
  “사실 공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힘듭니다.(웃음) 동아리 회장직과 함께 학업과 개인적인 일을 병행하고 있거든요. 제 스케줄에 맞춰 늦게 회의 일정을 잡곤 해 동아리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막상 공연을 시작하면 정말 재밌어요. 공연 창작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가 결국엔 공연 자체로 해결이 되는 느낌입니다.”

  -악기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동아리원들은 대부분 개인 악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드럼과 키보드 등은 개인 악기로 사용할 수가 없어 동아리방에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악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진 임원진이 이를 관리하고 있죠. 동아리방을 사용하는 누구나 악기를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에 관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타 동아리와 차별되는 내리디깅클럽만의 장점은. 
  “타 동아리는 동아리 자체를 중요시해 동아리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내리디깅클럽의 경우 동아리 내부에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맞는 동아리원들끼리 팀을 결성하기도 하는 데요. 개인적인 작업이나 졸업 전시 등을 준비할 때도 동아리 내에서 협업 인력을 구해 팀을 꾸릴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동아리 전체적으로 움직이기보단 그 내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해 자체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궁금하다. 
  “동아리로서 처음 서는 무대였던 지난 학기 동아리연합회(동연) 축제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당시 무대를 꾸리기 위해 동연 측에 많은 요구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잘 협조해 주신 덕에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죠. 제가 참여한 공연 중에 가장 행복했던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연 축제 공연 때 저는 기타 세션으로 여러 팀에 참여했었는데요. 당시 제가 굉장히 바빠 합주 연습을 많이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 순서의 팀과는 최종 연습 때 새롭게 협의한 부분을 딱 한 번 연습하고 공연에 올렸죠. 합주 연습을 많이 진행하지 못해 걱정했지만 실전에선 실수 없이 원활하게 합을 맞췄어요. 그 점이 아직도 신기하죠.”

  -공연 창작의 매력은 무엇인지. 
  “남이 차려준 밥도 맛있지만 내가 직접 요리한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공연 창작을 위해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직접 기획을 해야 하죠. 공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지만 콘셉트를 정하고 조명과 무대 연출 등 내 방식대로 꾸린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직접 창작한 무대에 대해 사람들이 호응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내리디깅클럽을 기타 연주 용어에 비유하자면.  
  “기타 연주와 관련된 은어 중에 ‘쨉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곡을 들으면 그에 맞게 즉흥적으로 연주한다는 의미죠. 쨉쨉이를 하기 위해선 엄청난 지식이 필요한데요. 겉으로 보기엔 즉흥적으로 아무렇게나 연주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도 체계적인 규율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내리디깅클럽과 비슷하다고 느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정동아리로 승격되며 동아리방도 생기고 동아리원도 늘어났는데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동아리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라 여겨 해가 지날수록 완성된 동아리로 만들고자 합니다.
  가까운 시일 내 정동아리로서의 첫 번째 정기공연을 할 예정이에요. 서울의 클럽을 대관해 공연을 계획하고 있죠. 10월 31일 다빈치캠 인권센터에서 주최하는 ‘인권문화제’에도 참여하고자 해요. 동아리 내에서 버스킹을 희망하는 동아리원들이 많아 11월 쯤엔 내리에 있는 가게를 대관해 버스킹도 진행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나에게 내리디깅클럽은. 
  “제게 내리디깅클럽은 별똥별 같은 존재예요. 요즘 들어 대학 생활이 끝나고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 순간이 대학 생활을 하며 음악을 할 수 있는 짧은 순간이라고 생각해 별똥별에 비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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