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렉카가 신종 렉카 다루니까 재밌다.” 4개월 전 이공오의 크리티컬 ‘소셜미디어와 뉴스’ 영상 기획을 위해 관련 자료를 찾던 중 발견한 댓글이었습니다. <KBS시사직격>에서 사이버렉카에 관해 다룬 영상이었죠.

  뉴스는 팩트인 줄 알았는데

  이공오의 크리티컬 동북공정 편을 취재할 당시, 수많은 언론사에서 허위 정보가 담긴 뉴스를 제작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디즈니+에서 독점방영한 드라마 <진수기>에서 출연진들이 한복과 유사한 의복을 입고, 삼겹살을 구워 쌈을 싸 먹는 장면이 나온다는 비판점이 담긴 뉴스였죠. 이에 네티즌들의 분노는 드라마 제작사와 디즈니+를 향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장면은 <진수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확인해보니 해당 장면은 중국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야불기적천세대인>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디즈니+는 가장 논란이 됐던 장면을 내보낸 적 없었던 것이었죠. 기사 내 비판점의 중심이었던 드라마 장면의 출처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채 수많은 기사 및 뉴스가 생산된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메이저 언론사’라 부르는 곳에서도 말이죠. 이는 취재 과정에서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는데요.

  수용자의 가장 큰 역할은 ‘수용’

  언론은 충분히 사실 확인을 거친 사안만을 보도하며 시민들에게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용자는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사실’이라 믿죠. 다만 어느 순간부터 수용자의 노력을 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소셜미디어 속 정보가 아닌 기존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마저 사실인지 의심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죠. 심영섭 교수(경희사이버대학 미디어영상홍보학과)는 수용자의 역할에 관해 짚었습니다. “수용자들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수용자는 수용을 하는 거죠. 수용자들이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정보가 제공됐는지가 핵심일 것 같아요.”

  언론이 가지는 차이가 없다면

  물론 수용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비판적 시각을 갖추고 기사를 끝까지 읽는 것. 확실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지인에게 무분별하게 퍼뜨리지 않는 것. 다만 소셜미디어에서 나온 정보가 아니라, 언론이 전하는 뉴스·정보마저도 그래야 한다면,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다르게 느껴질까요? 문득 4개월 전 본 댓글이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수용자 입장에선 다른 게 없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물론 실제로 기존 언론사에서도 허위 정보를 타파하기 위한 자정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유미 교수(호남대 신문방송학과)는 언론사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노력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기존 언론사도 각종 이슈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려는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이고 있어요. 뉴스 속 코너를 통해서 잘못된 뉴스를 바로잡기도 하고, 팩트체크 업무를 위한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다든지 관련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기도 합니다.” 이로써 변화될 기존 언론의 신뢰도에 관해서도 설명했죠. “이런 역할을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언론사 뉴스는 소셜미디어 뉴스와는 다른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을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셜미디어 내 뉴스보다 언론사 뉴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점점 많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확인이 부족한 보도와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작성된 기사들이 쏟아지는 언론에서 벗어나 다시금 차이를 가지고 신뢰를 회복할 때입니다.

  면죄부가 되지는 않아

  앞서 언급한 내용이 사이버 렉카 등의 행위가 ‘어쩔 수 없었던’ 행위란 의미는 아닙니다. 확실하지 않은 추측성 정보가 누군가에겐 피해가 되지 않을지,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올지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여전한 우리 사회의 ‘문제’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회 문제를 타파하고, 소셜미디어의 긍정적 활용을 위한 유의미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기존 언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용자에게 기존 언론사가 소셜미디어 속 정보와는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 믿을만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편파적이지 않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해내야 하죠. 정보 제공의 중심에 서 있는 언론이 흔들리면 수용자의 눈도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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