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중앙대 ‘안성캠’으로 불리던 안성캠이 다음 해 다빈치캠으로 명칭 변경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그 배경에는 분교였던 안성캠이 서울캠과 통합되면서 일었던 양캠 형평성 논란과 공간 및 수강 여석 부족 문제 등이 있는데요. 이원화 캠퍼스로의 체제 개편으로 해당 문제들의 해결을 기대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중앙대가 온전한 이원화 캠퍼스로 자리 잡는 그 날을 기다리며 이번 중대신문은 다양한 이원화 캠퍼스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오진실 기자 truth01@cauon.net 

대규모 학문단위 개편 지속 
“공간 및 여석 부족 문제 여전해”


  2011년 8월 18일 중앙대는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로부터 본·분교 통합을 승인받으며 하나의 캠퍼스가 됐다. 이에 따라 2012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서울캠을 제1캠퍼스로 안성캠을 제2캠퍼스로 나눠 선발하지 않고 통합해 선발하게 됐다. 

  새 중앙으로의 준비 

  본·분교 통합은 중장기발전계획 CAU 2018+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CAU 2018+는 2008년 두산그룹이 새로운 학교법인으로 임명됨에 따라 논의가 시작됐다. 중앙대는 두산그룹의 학교법인 참여를 계기 삼아 글로벌 인재 육성과 산학연구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보완했다.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18년, 중앙대의 국내 5대 및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 해당 계획의 목표였다. 중앙대와 두산그룹은 CAU 2018+ 내 본·분교 통합으로 서울캠의 공간 부족 문제와 안성캠 입지 문제 등을 해결하길 기대했다. 

  중앙대가 본·분교 통합 준비에 속도를 붙일 때 다수의 타대도 이원화 캠퍼스 체제를 준비했다. 교과부가 분·본교 통합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2011년 6월 27일 「대학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해서다. 교과부는 규정을 통해 본교와 분교를 보유한 사립대학이 유사 및 중복학과를 폐지할 경우 본·분교를 통합할 것을 허가했다. 이에 중앙대 외에도 경기도에 분교를 둔 경희대와 한국외대, 홍익대 등은 본·분교 통합을 실시했다. 

  학문단위 개편 대단원의 서막 
 
  이원화 캠퍼스로의 체제 개편에 앞서 중앙대는 2009년 3월 초부터 2010년 3월 말까지 약 1년간 대규모 학문단위 재조정을 준비했다. 본·분교 통합에 따라 학문단위의 효과적인 재배치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양캠에 분산돼 있던 총 18개 단대 77개 학과(부)를 폐지 및 통합해 총 10개 단대 46개 학과(부)로 조정했다. 다만 사과대, 경영경제대, 자과대, 예술대는 양캠에 중복 배치했다. 

  학문단위 개편으로 안성캠에 위치한 단대 및 학과(부)는 다수 축소됐다. 대표적으로 상경학부, 경제학부, 국제관계학과로 구성됐던 기존 안성캠 사과대는 일부 서울캠 경영경제대로 통합됐고 도시계획·부동산학과가 안성캠 사과대에 남았다. 

  안성캠의 학문단위가 서울캠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기존 안성캠 외국어대가 서울캠 인문대로 통합됐으며 안성캠 생활과학대의 일부 학과가 서울캠으로 이동하면서 서울캠 사과대가 신설됐다. 또한 자율적·실용적 학문을 추구하는 교육 트렌드에 따라 서울캠 자과대 내 통계전공은 서울캠 경영경제대 내 응용통계학과로 확대됐고 안성캠 경영경제대에는 국제물류학과가 신설됐다. 

  더불어 2012학년도부터는 양캠 학문영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동일한 학과(부)의 캠퍼스별 입학 정원을 통합해 선발했다. 그러나 대학본부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학문 단위 개편과 통합 선발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김재은 동문(서울캠 경영학부 10학번)은 “학과 통합에 대해 사전에 안내받지 못했다”며 “복학 이후 학부가 개편된 것을 알고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학문단위 세부 조정은 진행 중 

  캠퍼스별 특성화를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학문단위 조정은 계속됐다. 2013년 양캠 자과대에는 세부 학과(부) 조정이 있었다. 서울캠 자과대 생명과학부 내 의생명과학전공을 안성캠 자과대 시스템생명공학과로 확대 이전했으며 남아있는 생명과학전공을 생명과학과로 개편했다. 뿐만 아니라 의대 내 위치했던 간호학과를 간호대로 분리해 의료 분야에서 차별화된 간호 분야 영역을 확보하고자 했다. 

  2014년부터는 안성캠 국제물류학과 및 에너지시스템공학부가 서울캠 동일학과(부)와 통합해 신입생을 선발했다. 또한 안성캠의 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서울캠으로 이전했다. 강창덕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학과 특성상 도시 현장에 방문하는 실습 등이 필요하다”며 “안성캠은 다양한 지역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캠 이전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더욱 확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문단위 조정에 따른 피해는 일부 학생에게 돌아갔다. 안성캠의 일부 학과가 서울캠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했던 것이다. A동문(통계전공 08학번)은 “일부 서울캠 학생들이 공간 및 수강 여석 부족과 형평성 문제 등 본·분교 통합에 불만을 제기하고자 학내 커뮤니티 중앙인에 연이어 글을 올린 것을 목격했다”며 “안성캠 학생들도 갑자기 교육 장소가 변경되고 수강 신청 여석이 부족하게 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학문단위 안정화에도 잡음 계속돼 

  거듭된 학문단위 개편 외에도 이원화 캠퍼스로의 변화는 중앙대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2016년 11월 10일, 박범훈 제12대 총장은 본·분교 통합 및 교지 단일화 등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본·분교 통합 당시 박범훈 총장이 교과부 관계자에게 통합의 근거가 된 「대학설립·운영 규정」 개정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 시작됐다. 

  박범훈 전 총장의 혐의는 교지 단일화 과정에서 강압을 행사해 중앙대가 수백억 원의 이익을 얻도록 했다는 점이다. 기존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르면 이원화 캠퍼스여도 양캠은 교지별 기준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2012년 12월 양캠 교지 단일화가 승인되면서 중앙대는 교지 확보율(학생 수 대비 학교부지의 비율)이 약 128.9%로 책정됐다. 당시 서울캠 교지 확보율이 약 40.6%였음에도 추가적인 부지 확보 없이 안성캠 정원 362명을 서울캠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이는 결국 2014년 약 35.6%로 서울캠 교지 확보율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주며 캠퍼스 내 공간 부족 문제를 심화했다. 

  2021년에는 입시정보 사이트 ‘진학사’에서 안성캠을 분교로 설명하는 카드 뉴스가 올라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학본부는 진학사의 잘못된 표기에 항의하고 카드 뉴스 수정과 사과문을 요구했다. 진학사는 카드 뉴스 제작 시 착오가 생겨 안성캠을 분교로 잘못 표기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논란으로 중앙대 내부에서는 안성캠 홍보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다빈치캠으로의 도약, 준비됐나 

  안성캠은 다음 해 다빈치캠으로 명칭 변경을 앞두고 있다. 이원화 캠퍼스 체제로 엄연히 하나의 중앙대임에도 불구하고 안성캠에 대한 인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학내 의견이 계속되며 안성캠 명칭 변경이 주장됐다. 2021년 제63대 안성캠 ‘Road’ 총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95%가 안성캠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대학본부는 캠퍼스 명칭 선정위원회(선정위)를 구성해 명칭 공모를 실시했다. 

  안성캠의 새로운 명칭 후보로는 경기캠과 다빈치캠, 센트럴캠 등 6개가 최종 선정됐다. 2021년 11월 15일부터 2021년 11월 26일까지 실시된 선호도 조사에 따라 다빈치캠이 약 41%의 표를 얻으며 최종 확정됐다. 다빈치는 네트워크와 융합, 혁신을 통해 다양한 학문이 존재하는 역동적인 캠퍼스를 구성한다는 의미다. 

  다빈치캠으로의 명칭 변경까지 약 1년간 후속 조치 기간을 갖는다. 조용주 기획팀 차장은 “중앙대의 기존 다빈치 인재상 또한 새롭게 점검한 후 캠퍼스 명칭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며 “다빈치라는 명칭은 현재 중앙대 내 다양한 조직과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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