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에서 한 손에는 ‘큐’를 들고 다른 손에는 짜장면 그릇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당구장을 가본 적 없어도 네모난 당구대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당구를 치는 모습만은 익숙할 것입니다. 무심한 듯 공을 쳐 내는 모습을 보면 당구가 제법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머릿속으로 수많은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단 1mm의 오차도 허용치 않아야 하는 스포츠가 당구입니다. 최상의 수를 선택해 공을 쳐 내는 당구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구는 당구대 위에서 공을 큐로 쳐서 각자의 점수를 겨루는 운동입니다. 당구의 세부 종목으로는 ‘캐롬’, ‘포켓’, ‘스누커’ 등이 존재하는데요. 당구의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인 캐롬의 당구대는 구멍이 없는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이와 달리 포켓의 당구대는 6개의 구멍이 존재하죠. 과거에는 상아를 이용해 당구공을 만들었으나 오늘날에는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공은 상아로 만든 공에 비해 반발력이 더 강합니다. 캐롬에서 사용되는 당구공은 정확한 원 모양으로 적색, 백색, 황색으로 칠해져 있는데요. 포켓의 공은 16개가 사용되며 여러 색깔과 숫자가 칠해져 있습니다. 공을 치는 도구인 큐는 종목별로 몇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 길이나 무게가 다르죠. 

  캐롬 당구의 대표적인 ‘4구’의 경우 ‘수구’를 큐로 쳐서 빨간 공 2개를 맞히면 1점을 얻습니다. 득점하면 계속해서 공을 칠 수 있으며 각자의 지점에 빨리 이른 쪽이 승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자신의 지점을 모두 맞힌 후 최종적으로 ‘3쿠션’으로 ‘목적구’를 맞혀야 승리할 수 있는 규칙이 있죠. 위에서 말한 ‘지점 제도’란 초보자나 베테랑이나 공평한 조건 아래에서 승부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7이닝에서 득점할 수 있는 각자의 평균 점수를 말하죠. 일반 게임에서는 게임 시작하기 전에 각자의 지점을 정직하게 공개하는 매너를 지켜야 합니다. 

당구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기원전 400년 무렵 그리스에 당구의 원형이라 할 옥외 스포츠가 존재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현대식 당구의 기원은 14~15세기 영국에서 성행하던 크리켓 경기를 실내경기로 변형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죠. 일부에서는 16세기경 프랑스의 왕실 예술가가 지금의 당구와 비슷한 게임을 고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당구대의 모양이 정방형으로 정해진 것은 17세기경이며 1818년 영국의 자크칼이 ‘초크’를 발명하고 10년쯤 뒤에 프랑스인 망고가 ‘탭’을 발명함으로써 당구가 획기적으로 보급됐습니다. 큐의 끝인 탭이 미끄러우면 공을 칠 때 실수가 나오기 쉽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탭에 고형 분말인 초크를 칠하는데요. 때문에 초크는 당구에서 빠질 수 없는 물건입니다. 기자 또한 중요한 순간에는 초크를 필요 이상으로 칠하거나 실수를 한 뒤 괜히 초크를 칠하며 큐 탓을 하고는 하죠.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1년간 참여 경험이 있는 체육활동」에 따르면 당구는 상위 10개 종목에 들어있습니다. 그만큼 당구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체육활동이죠. 하지만 이런 대중성 탓에 사회적으로 당구는 단순 오락적인 여가 활동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미디어에서 조직폭력배나 비행 청소년의 대표적인 일탈 장소로 비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당구는 예절을 중시하는 스포츠이며 정식적인 스포츠로서도 많은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당구의 국제 대회로는 세계선수권대회(5종목 선수권)·월드컵 챔피언 보크 선수권대회·세계 스리쿠션 대회·예술구 경기대회 등이 있으며 국내 대회로는 전국 당구 경기대회와 스리쿠션 대회 등이 열리고 있죠. 특히 예술구 경기대회는 특정한 공과 장애물 배치를 예술적인 샷으로 헤쳐 나가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당구 용어 중에서는 일본어가 많습니다. ‘다마’(당구공), ‘시네루’(회전), ‘오시’(밀어치기), ‘겐세이’(견제) 등 당구를 치는 중 일본어를 쓰지 않으면 소통이 안 돼 애를 먹을 정도죠. 기자 또한 처음 당구를 배울 때 당연하게 쓰이는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해 당황한 기억이 납니다. 이에 프로당구협회(PBA)는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우리말 당구 용어 보급을 위해 협력하고 있죠. 

취미 생활부터 냉정한 프로의 세계, 스포츠를 넘어선 예술의 경지까지. 당구는 항상 우리 옆에 존재하며 즐거움을 가져다주는데요. 파헤쳐 볼수록 색다른 매력이 가득한 당구. 경쾌한 소리와 함께 이리저리 부딪히는 당구의 짜릿함을 느끼며 친구와 함께 당구장에서 승부를 겨뤄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출처 대한당구연맹
사진출처 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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