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이나 과방, 중앙마루에서 맛있게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 어디에 버리시나요? 유추하건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대신문은 서울캠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일반 쓰레기가 어디서 수거돼 어디로 가는지 추적해봤는데요. 그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시설의 부재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가 다른 쓰레기와 섞여 배출되는 문제와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청소노동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 환경 문제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문제 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대가 슬기로운 쓰레기 처리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지, 중대신문과 함께 알아보시죠! 홍예원 기자 yeah_on@cauon.net

일러스트@hammer_good_day

학생식당, 동아리방, 과방 등 여러 공간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중대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74.3%(81명)의 학생들은 학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학내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적절하게 수거 및 처리되고 있을까. 서울캠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어떻게 수거 및 처리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봤다.

  학내 식당 음식물 쓰레기는 어디로? 

  서울캠 곳곳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는 학내 식당, 입점 식당, 310관(100주년기념관) 지하 3층, 203관(서라벌홀) 각 층에 마련된 수거함을 통해서 수거되고, 계약 업체를 통해 배출 및 처리된다. 

  학내 식당은 캠퍼스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이다. 310관 참슬기식당과 308관(블루미르홀 308관) 학생식당은 모두 기업 ‘리코’의 ‘업박스’라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및 처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리코에 따르면 310관 학생식당의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 달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약 6421L고 308관 학생식당의 10월 발생량은 약 8130L다. 리코에서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는 최종적으로 퇴비화 또는 바이오 가스화한다. 법학관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은 모두 법학관 지하 1층의 처리장에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두고 이를 수거 업체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법학관 학생식당에서는 매일 40L 이내의 음식물 쓰레기가, 법학관 교직원식당에서는 40~50L가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학생식당에서는 잔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고선정 법학관 학생식당 영양사는 “푸드코트라는 점 때문에 일반 식당보다 1인 양을 높게 산정하여 음식을 남기는 것 같아 1인 양을 조절하고 부족한 학생들은 더 받을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릴 곳이 없어요” 

  학내 구성원들은 식당에서만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다. 캠퍼스를 거닐며 음료를 마시거나 중앙마루에 앉아 배달 음식을 먹기도 한다. 중대신문이 11월 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캠 학생 1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음식물 쓰레기 관련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약 74.3%(81명)가 ‘캠퍼스 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서울캠 건물에는 음료를 버릴 수 있는 통이 마련돼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 장소는 찾기 힘들다. 이수민 학생(전기전자공학부 3)은 “캠퍼스 내에서 음식을 먹고 버릴 곳이 없어 처리가 곤란했다”고 밝혔다. 

  주민준 서울캠 총무팀 주임은 “대학본부가 관리하는 별도 음식물 수거 시설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일부 건물에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설이 마련돼 있다. 서라벌홀 쓰레기통 주변에는 청소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통을 마련했다. 서울캠 청소노동자 A씨는 “청소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놓은 것”이라며 “서라벌홀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310관 지하 3층에 작은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으나 임시로 마련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설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83.5%(91명)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시설의 존재를 모른다’고 답했다. 

107관 일반 쓰레기통에 배달 음식 용기가 버려져 있다. 용기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사진 홍예원 기자
107관 일반 쓰레기통에 배달 음식 용기가 버려져 있다. 용기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사진 홍예원 기자

 

  어설픈 처리가 불러오는 나비효과 
  그렇다면 학생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배출하고 있을까. 캠퍼스 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약 34.6%(28명)는 ‘쓰레기통 옆에 배출했다’고 답했다. ‘일반쓰레기와 함께 배출했다’는 응답이 약 23.5%(19명), ‘화장실 개수대 혹은 변기에 배출했다’는 응답이 약 16%(13명)로 나타났다. 실제로 3일과 4일 310관과 서라벌홀, 107관(학생회관) 등 일부 건물에서 쓰레기통 옆에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뿐만 아니라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혼합돼 배출된 것을 확인했다. 

  쓰레기통 옆에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는 청소노동자의 몫이 돼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있다. 박영균 310관 미화 감독은 “시험 기간에는 쓰레기양이 평상시의 1.5배 정도 증가한다”며 “양이 많아 일하는 시간이 초과해도 플라스틱과 음식물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말 등 공휴일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건물 내에서 방치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B학생(공공인재학부 3)은 “청소노동자분들이 주말에는 출근하지 않아 주말 내내 음식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함께 배출하는 방식도 적절하지 않다. <환경과인간>을 강의하는 이동호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폐기물은 고형폐기물연료(SRF) 등으로 전환 시킬 때 음식물 쓰레기가 섞여 있으면 폐기물 재활용에 문제가 된다”고 전했다. <환경과인간>을 강의하는 김양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도 “일반 쓰레기는 주로 소각하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혼합 배출됐을 경우 연소에 어려움이 있고 소각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할 경우 토양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혼합 배출하는 것은 금지돼 있고 혼합 배출 시 음식물 쓰레기의 자원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화장실 개수대 혹은 변기에 배출하는 것에 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기름, 지방 등에 의해 하수관이 막혀 하수처리 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가 올바른 방법으로 자원화되지 못한다. 김양지 교수는 “해당 방식은 수질오염을 가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바른 처리 방법이 자리 잡으려면 
  학내 구성원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음식물 쓰레기 수거 및 처리시설의 안내와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고영빈 학생(사회복지학부 4)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설이 많아야 한다”며 “배출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학생은 “축제처럼 학내에서 음식물을 많이 먹는 기간에는 음식물 수거 시설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동호 교수는 ”각 건물 모퉁이에 수거 시설을 설치하고 건물별 취식 지정 장소 설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설 설치에 관해 주민준 주임은 “음식물 수거함의 악취와 벌레 등의 문제를 고려해 내부적으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선진 학생(산업보안학과 1)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학내 구성원이 스스로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영빈 학생은 “학생 스스로가 양심 있게 행동하여 책임을 갖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활관에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가 일반 쓰레기통에 함께 버려지기도 한다. 최지은 학생(일본어문학전공 4)은 ”특히 국물이 있는 마라탕 등은 액체와 건더기를 따로 버려야 하다 보니 이를 잘못된 방법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음식물 수거와 처리의 문제는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문제다. 전면 대면 학사로 학생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완벽한 해결방안은 없다. 그럼에도 학내 구성원들이 서로의 요구 사항과 불편함을 이해하고 논의해보려는 시도를 지속한다면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해 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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