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기자랍시고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거든요. 학생인데 기자입니다. 어떨 땐 학생, 그리고 또 어떨 땐 기자죠. 학생 신분으론 접근이 어려운 정보들이 많습니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일도 있기에 사실 그다지 아는 게 많지 않죠. 사전에 여러 자료도 찾아보며 공부하긴 해도 단기간에 심층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잘 해내고 싶지만, 더 나아갈 수 없는 정보의 벽에 가로막혀 답답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꺼내는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진하는 거죠. 단순무식한 방법일진 몰라도 효과는 있습니다. 몰랐던 사실, 장막 너머의 것들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깊이 뿌리 내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도 모를 별정직 전임교원과 외국인 전임교원 처우 문제. 기자가 알아본 이들 문제는 상당했습니다.

  혹자는 별정직 전임교원 문제를 가리켜 ‘신분제’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년트랙과 달리 일부 별정직 전임교원은 2인 1실 연구실 배정에서부터 차이가 있죠. 다른 이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에 빗대어 외국인 전임교원 문제의 실태를 말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었다며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임금부터 인식까지, 여러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선배 기자들로부터 전해 들었던 것 그 이상의 문제였죠.

  시작은 순조로웠기에 나름 기대도 했습니다. 하지만 초심자의 행운이었던 걸까요. 칼자루 쥔 이를 의식해서일까요.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3월은 대학본부가 마련한 새 교원 인사제도 개선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때였죠. 민감한 시기에 예민한 사안이었기 때문일까요. 도움 되는 보도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기자를 믿고 목소리 낸 이들을 무시하고 없던 일로 할 순 없었죠.

  교원 처우는 공론화하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누군가에겐 드러내기 싫은 문제일 수 있죠.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라도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단순히 나와 상관없다고 무시할 일이 아니죠. 단순히 그들만의 이야기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본부와 교원, 학생 등 학내 구성원 모두와 연결된 우리 모두의 문제였습니다. 그렇기에 책임과 해결방안 역시 우리 모두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취재와 보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게 잘한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좋은 보도였는지도 의문입니다.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도, 알아보지 못한 문제들도 많기에 아쉬움만 남을 뿐입니다.

  기자는 여전히 무력하지만,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아닙니다. 아직 묻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죠. 일회성 접근으론 끝내지 않을 겁니다. 계속해서 알아보고 문제의 근원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단순무식하게 부딪히겠습니다. 교원 처우에 관한 각종 물음표가 느낌표로 전환될 때까지요.

박소리 대학보도부장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