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제도 개편해 소득 양극화
비교과 반영하는 장학제도 논의

재학생 성적우수장학금(성적장학금) 지급액이 변경됐다. 성적장학금 축소로 확보되는 금액은 가계곤란장학금과 신규 장학금의 재원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학본부는 9일 「장학금 지급에 관한 시행세칙」 제3조(성적우수장학금)을 개정했다고 알렸다. 개정 후 성적장학금은 학부(과, 전공)수석에게 수업료 30%, 학년수석은 수업료 17%, 학년우수는 수업료 15%를 받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올해 진행한 논의 초기에는 재학생의 10%에게 지급하는 성적장학금 규모를 약 3~4%로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성적장학금 수여 금액을 변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상미 서울캠 학생지원팀 차장은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수여 인원을 유지하고 장학금액을 줄이는 방안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득 양극화 심화를 대비해 저소득층 재정지원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이뤄졌다. 이상미 차장은 “최근 타대에서 성적장학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해 사회적 약자 지원 장학금으로 전환하는 트렌드가 존재한다”며 “중앙대도 장학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해 성적장학금을 축소함으로써 사회적 약자 지원 장학금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캠 학생지원팀은 지난해부터 성적장학금 축소를 학생대표자와 논의했다고 전했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와 중앙운영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관해 지난해 대학본부와 학생대표자 간 합의가 이뤄졌음을 주무부서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임규원 서울캠 부총학생회장(프랑스어문학전공 4)은 “성적장학금 감축이라는 큰 틀을 바꾸기에 역부족이었다”며 “성적장학금을 능력 위주 장학에서 필요 위주 장학으로 변경하려는 주무부서의 가치관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민 인문대 학생회장(역사학과 4)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적장학금 축소는 동의할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성적장학금 제도를 개정하는 건 반대한다”고 전했다.

  학생사회 일각에서는 성적장학금 축소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다. A학생(경제학부 2)은 “성적장학금은 소득분위가 9, 10분위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학금”이라며 “한국장학재단 소득분위는 가계 상황을 온전히 나타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B학생(한국화전공 2)은 “성적장학금 감축은 학업 의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장학금 지급에 관한 시행세칙」 개정에 앞서 양캠 학생지원팀과 총학은 6월 11~18일에 ‘장학제도 개선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부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성적장학금 축소를 전제한 선택지가 중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세연 학생(동물생명공학전공 4)은 “성적장학금 변경 통보 후 변경 방식에 관한 의견수렴이 목적인 설문조사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A학생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설문조사라고 느껴졌다”며 “기타 항목에 현행 제도 유지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행 제도 유지를 언급하는 등 성적장학금 축소 반대를 주장한 응답자는 전체의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장학금 축소로 마련된 재원은 가계곤란장학금과 신규 장학금의 예산으로 사용된다. 특히 신규 장학금은 성적과 비교과 역량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논의 중이다. 이상미 차장은 “신설하는 장학금은 ‘학생 역량 성장을 지원하는 장학금’이라는 틀을 갖고 학생대표자와 상의할 계획”이라며 “타대 사례조사와 학생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학생들이 원하는 장학제도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임규원 부회장은 “성적장학금을 축소한 상황에서 성적장학금 수요를 최대한 보충하는 신규 장학제도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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