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생 대신 전해드립니다
  • 박준 기자
  • 승인 2020.05.24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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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는 꽤나 초라한 결과를 남겼습니다. 전반적인 총학생회(총학)의 행보 점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4.19점, 소위 말하는 ‘평타’도 못 쳤습니다. 소통 점수는 점입가경입니다. 고작 평균 3.61점. 한편으론 짠맛 느껴지는 평가 결과에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상상치 못한 재난이 들이닥쳤기 때문이죠. 그러나 학생들은 총학을 찾고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생을 대표해 의견을 모아 관철하는 기구는 다름 아닌 총학이니까요. 무엇이 학생들의 등을 돌리게 했을까요. 그동안 닿지 않았던 불만들, 이번 설문조사에서 수합한 ‘총학에 바라는 점’을 대신 전하려 합니다.

  진정한 ‘소통’에 다가서기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렴은 있으나 소통은 없다.” 서울캠 총학은 비대면 강의와 온라인 전공과목 피드백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설문 결과를 보여주는 별도의 공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은 의견을 내면서도 자신의 의견이 어디에 속하는지, 대다수 학생이 공감하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신속한 의견 수렴은 필요하나 공론의 장을 만들고 의제를 발전시키는 것 또한 총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한정적인 정보 공유 경로도 소통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대다수 학생이 부총학생회장 사퇴나 이에 따른 부총학생회장 보궐선거 미시행과 같이 학생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어떤 학생은 “정확히 총학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며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소통구조 다면화가 필요합니다. 기존 SNS 계정을 중심으로 한 정보전달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학내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공지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에브리타임은 학생들의 이용률이 높아 정보 접근성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려대를 포함한 여러 타대도 에브리타임에 총학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죠. 더불어 방치했던 ‘중대중심’을 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대중심은 학생자치기구의 각종 회의록이 게재되고 청원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현재 존재감이 미비한 상태입니다. 총학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진다면 독립적인 소통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투명하고, 납득할 수 있는

  지난해 9월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선 가을축제 ‘C:Autumn’ 플리마켓 입점비 회계 누락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회계 내역을 공개하라는 압박이 거셌지만 서울캠 제61대 ‘알파’ 총학은 ‘추후 논의할 문제’라고 말하며 뒤로 미뤘습니다. 알파 총학의 집행위원장은 제62대 ‘Syn’ 총학생회장이 됐습니다. 공청회 때 현 총학생회장은 “많은 의견이 있었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깊은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학내 공식 커뮤니티인 중앙인에 회계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게재됐음에도 입장 표명은 없습니다. 혹자는 “눈 가리고 귀 막지 마라”고 말합니다. 이제는 회계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때입니다.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보궐선거 미시행도 설득력이 떨어졌습니다. ‘일신상의 이유’라고 표기한 사퇴 사유는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한 학생은 “사퇴 사유의 일축을 넘어 사퇴에 따른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계획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이해할 수 없는 규정을 거론하지 말고 학생 의견을 수렴해 보궐선거를 진행하라”고 언급했습니다. 부총학생회장은 선출직이기에 총학은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퇴 사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학생과 학생 대표자 간 신뢰를 조성할 수 있고 신뢰는 곧 소통으로 이어집니다.

  총학을 향한 학생들의 바람을 짚어봤습니다. 거친 표현이 섞였고, 결과를 두고 냉철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지적은 겸허히 수용해야만 합니다. 총학의 근본은 결국 학생이며 그들의 투표로부터 모든 게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저희를 믿고 지지해준 학생들의 믿음에 답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 당선 소감으로 외쳤단 소감의 무게를 떠올립시다. 그리고 신뢰를 되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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