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지 못한 3월의 풍경입니다. 대학가 곳곳에는 설렘과 활기가 잦아들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대학가는 아직 겨울에 머문듯 합니다. 휑한 거리에 익숙해진 3월 말, 예년과 다른 대학가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양캠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코로나 19의 그림자가 드리운 서울캠 대학가 흑석, 상도와 안성캠 대학가 내리 풍경은 어떨까요?

 

온라인 강의 시행으로 생긴 변화
마스크에 가려진 사람 냄새

대학가 상권 큰 타격
주인 없는 자취방 많아

 

우리 선조들은 매년 3월 5일을 경칩이라 불렀다. 경칩은 24절기 중 3번째 절기로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났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전국 대부분 지역은 아직도 겨울잠에 빠져있다. 흔히 활성화된 거리로 일컫는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각종 모임으로 생기 넘치던 작년 이맘때 대학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 한파 찾아온 대학가

  대다수 상점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방역 등 위생에도 신경을 쓰고 있으나 주 고객층인 대학생이 없어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이에 양캠 인근 상인들은 고충을 토로했다.

  내리에는 적막감이 짙게 깔렸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지 않은 상가가 곳곳에 자리했다. 박사 공인중개사 황재섭 대표는 “임대 문의를 써 붙여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며 “주변 상권이 죽었다”고 말했다. 14년째 내리에서 상가를 운영 중인 김원기 사장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매출이 반도 안 된다”며 “이웃 상인 모두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태”라고 소식을 전했다.

  서울캠 인근 한 외식업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20분의 1수준이어서 존폐위기를 겪는 심각한 상태”라며 “일반인보다 학생 의존도가 높은 식당이어서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8명 정도의 직원을 고용했지만 현재 점주 인건비조차 안 나와 모두 해고했다”며 “이마저도 임대료와 공과금, 대출 빚 때문에 사업을 접을 수 없어 운영하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서점과 헬스장 등 다른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앙서점 직원은 “학생들이 오지 않아 매출이 90% 감소했다”며 “오프라인 수업이 이뤄져도 이미 학생들은 온라인 등으로 교재를 구매했을 확률이 높다”고 고충을 전했다. 일부 헬스장의 경우에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로 인해 영업을 일시 중지했다. 해가든짐 김태봉 대표는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을 금지했고 헬스장 소독 및 회원 발열 체크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로 벌금 등이 걱정돼 운영을 일시 중지한다”며 “이로 인한 환불 사례도 10건 정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정책 속 현실은 어디에

  중앙대 인근 영세 상인을 비롯한 소상공인에게 공공기관의 도움은 절실한 상황이다. 방역 및 캠페인 등 행정적 지원과 세금감면, 금융상품 안내 등 경제적 지원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동작구지회 관계자는 “회원 업소를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 상품 등을 안내하고 식당 방역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며 “동작구청 구내식당 휴업도 건의해 지역 식당 활성화에 도움을 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동작구청 경제진흥과 배은진 주무관은 “소상공인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착한 임대인 운동이 진행 중”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꽃집 등의 방문 캠페인 또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마련 중이다. 세금 감면, 임대료 인하 임대인 세액 일부 공제, 대출 등의 금융 지원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원기 사장은 “정부에 지원을 신청하면 보통 2~3개월 걸린다”며 “지금 당장 혜택을 볼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서울캠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지민 사장은 “신용등급이 좋아야 대출 등의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업주는 빚이 있어 지원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양캠 자취방 수요 온도 차 있어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강의 시행 이후 안성캠 주변에서는 자취방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황재섭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취방 수요량이 많이 줄었다”며 “계약을 취소하거나 계약 후 입주하지 않는 사례가 꽤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자취방이 즐비한 거리에서 학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서울캠 인근 자취방 매물은 거의 소진된 상태다. 애초에 학생 수요보다 자취방 매물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타공인중개사사무소 김명희 대표는 “원룸은 예전처럼 다 나간 상태”라며 “학생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원룸을 짓는 대로 매물이 나간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개강 연기로 입주가 늦어지면서 집주인이 학생을 배려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지방 거주 학생은 입주가 늦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집주인은 학생과 상호조율을 거쳐 입주를 연기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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