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의 풀리지 않는 실타래 
  • 박현준 기자
  • 승인 2017.12.0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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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경쟁력 향상 필요성엔
양측 공감대 형성

대표자회의·QS 사태 책임 등에선
여전히 접점 찾기 어려워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교협) 간 갈등이 오늘(4일)부터 진행되는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를 기점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교협은 지난 10월 1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중앙대학교 법인의 책임을 묻는다’라는 성명서를 총 7회 연재하며 학교법인과 총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교협은 5번째 성명서에서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 일정을 알렸다. 그러면서 투표권을 가진 교수들에게 총장 신임·불신임 결정의 기준으로 7가지 해결과제를 제시했다. 7가지 해결과제를 총장이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직접 판단해 신임 혹은 불신임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교협이 제시한 7가지 해결과제 중 학교법인과 직접 관련된 두 가지를 제외한 5가지 사안을 두고 대학본부와 교협이 각각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교수 신분 안정화= 교수 신분 안정화를 위해 대학본부는 정년보장심사제도의 투명화와 심사기준 완화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먼저 지난 8,9월에 학과장회의에서 개선안을 발표하고 단대별로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수들에게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교협은 이런 대학본부의 노력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의 투명화에 머물지 않고 선정 결과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년보장심사제도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주장에 교무처는 이미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Peer Review 면제 기준 설정 ▲교원업적평가 통과 기준 확대 등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교협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방효원 교협회장(의학부 교수)은 “Peer Review 면제 기준을 충족하는 교수는 S급 혹은 A급 중에서도 상위에 들 수 있는 대한민국 최상위 수준의 교수다”며 “그런 수준의 교수가 정년보장에 무슨 문제가 있겠나”고 말했다.

  교무처는 정년보장심사제도의 기준이 높다는 말은 연구실적(논문)의 기준이 높다는 것인데 중앙대와 경쟁하는 서울권 주요 대학(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의 정보공시 자료와 비교하면 중앙대의 연구실적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구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데는 교협도 공감했다. 다만 경쟁대학 수준의 연구 업적을 위해서는 연구 인프라가 우선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축 부채와 법인전입금= 건축 부채 문제에서는 대학본부와 교협 양측의 설명이 판이하게 갈렸다. 대학본부는 서울캠 생활관과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등의 신축은 학생 복지와 교육 환경 개선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약 477억으로 건축 부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생활관의 경우 BTL(Build Transfer Lease) 방식으로 지으면 부채는 발생하지 않지만 학생 부담이 늘기 때문에 부채를 감수하더라도 학생 부담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캠 공간문제 해결을 위해서 건물 신축은 불가피하며 그로 인한 부채가 대학 재정에 결코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이창무 기획처장(산업보안학과 교수)은 “법적으로도 건축비가 등록금회계의 10%를 넘길 수 없다”며 “전제 자산 중에서 건축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도 안 되기 때문에 중앙대 재정에 큰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협은 건축 부채가 대학 재정에 큰 위협이라고 인식했다. 교협은 「사립학교법」에 의해 모든 신축 건물에 소요되는 비용은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법인은 그 책임을 모두 학교에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본부가 학생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꾸려진 등록금회계 일부를 건축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등록금회계로 돌려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효원 교협회장은 “대학본부가 회계 장난을 쳐서 등록금회계를 비등록금회계로 넘겼다”며 “대학평의원회 예·결산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본부가 등록금회계를 비등록금회계로 옮겨 사용했다는 교협의 주장은 감가상각충당금을 두고 하는 말로 보인다. 기획처 관계자에 따르면 감가상각충당금은 등록금회계에서 대학 건물 규모에 맞춰 일정액을 비등록금회계로 이전해 조성한다. 법적으로 중앙대는 연간 약 140억까지 감가상각충당금을 조성할 수 있다. 감가상각충당금은 건축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하며 건물 보수 외에 신축에 사용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

  대학본부 행정 자의성 감독= 교협은 대학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규정을 제·개정할 수 있는 권한을 없애고, 대학평의원회와 교협 대표가 포함되는 ‘규정검토위원회’를 만들어 규정 제·개정 감독 권한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교협이 대학 행정에 직접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본부에 의하면 중앙대는 학칙과 정관에 따라 운영한다. 교무·학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칙 제13조에 따라 교무위원회를 두고 있다. 경영 및 일반행정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학칙 제13조의2에 따라 대학운영위원회를 둔다. 또한 「사립학교법」과 학칙에 의거해 대학평의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심의·자문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구성원은 학칙에 따라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규정검토위원회는 학칙에 위반되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관과 학칙, 직제규정에는 교협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외에도 교협과 대학본부가 팽팽히 맞서는 이슈 중 하나는 ‘대표자회의’다. 교협은 계속해서 대표자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학본부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대표자회의 개최가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대표자회의 개최 기준’을 양측이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데 있다.

  대학본부는 ‘대학 전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을 경우에 대표자회의에 응할 의사가 있지만 현재 중앙대에 놓인 현안은 그런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효원 교협회장은 “대표자회의 구성원과 이미 ‘대학 중·장기 발전 계획과 학문단위 이동’을 논의하는 기구로 운영하자는데 합의했다”며 “대학본부가 내세우는 기준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공개방 모집제도 등 현안은 대학 중·장기 발전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대표자회의 개최의 당위를 강조했다.

  행정 실패에 대한 책임= 행정 실패의 책임과 관련한 핵심 쟁점은 ‘QS 사태’다. QS 사태는 지표 조작이 발각되면서 ‘2017-2018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중앙대가 ‘순위 비표시(Unranked)’된 사건이다. 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총장이 QS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보고서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조사가 법인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총장 본인의 책임도 회피했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자체조사 결과를 법인과 총장이 은폐하고 있으므로 공적 기관에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본부는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수행했다는 입장이다. 대학본부는 QS 사태의 책임을 지기 위해 ▲행정·교학·연구부총장 사임 ▲기획처장 사임 ▲평가팀장·담당 직원 징계 등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QS진상조사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총장이 결과보고서를 은폐할 권한 자체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교협은 전 행정부총장과 교학부총장의 사임을 문책성 조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협은 전 행정부총장의 임기가 만료됐기 때문에 이미 사임이 예정된 인사였으며 전 교학부총장은 지난해 말부터 주변인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기획처장은 지난 2015년 <선진화 계획안> 추진으로 교협과 비상대책위원회가 경질을 요구했으나 묵살됐다며 대학본부의 조치를 QS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총장이 직접 구성한 QS진상조사위원회에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교협과 교무처가 공동 연구를 하자는 교협의 제안에 교무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무처는 어떤 주체든 교육 여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교협과의 협업에 청신호를 보냈다. 다만 대학본부에서는 이미 ‘미래교육위원회(가칭)’ 조직을 통한 교육 과정 개선을 준비하고 있어 교협과 교무처가 조직적으로 함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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