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를 보내주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6.03.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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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인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살면서 오늘 뭘 먹을까에 대한 사소한 고민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까지 수많은 고민과 마주합니다. 이번주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는 누구에게도 말 못한 채 홀로 끙끙대고 있는 이들의 고민을 들어보았습니다.

 

먼저 페르소나님의 사연입니다. 우리는 때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대하곤 하죠. 페르소나님은 이제 가면을 쓴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더욱 익숙하다고 하는데요. 어릿광대의 가면을 벗지 못해 고민이라는 페르소나님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웃음소리가 유쾌하네요. 별다른 고민이 없어 보여요.
“그런가요.(웃음) 사실 지금 제 모습은 가짜예요. 원래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죠. 학교에서는 늘 밝게 웃고 다니지만요.”
 
 -왜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나요.
“주변 사람들은 그게 제 본래 모습인 줄 알거든요. 학과 동기들은 제가 어딜 가든 웃음을 주는 존재라고 말해요. 그래서 술자리나 수업시간에도 늘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제 몫이죠. 아는 사람도 많고 연락하는 사람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죠. 막상 저는 집에 가면 항상 공허해요. 원래 진짜 제 모습은 그렇지 않거든요.”
 
 -원래 성격은 어떤가요.
“가족들 사이에서는 잘 웃지도 않고 무뚝뚝한 아들이에요. 가족들 모두 조용한 성격이라 밥 먹을 때도 별말이 없죠. 하지만 밖에 나가면 180도 달라져요. 말도 웃음도 많아지죠. 최근 들어 이런 제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제 모습이 마치 ‘어릿광대’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렇게 느끼게 된 계기라도 있는 건가요.
“얼마 전에 신입생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어요. 동기들에겐 제가 웃긴 이미지이지만 신입생들에게만큼은 진지하게 다가가고 싶었죠. 대학생활하면서 느낀 것을 알려주며 하나씩 챙겨줄 수 있는 다정한 선배가 되길 원했어요. 하지만 후배들도 이미 저를 웃긴 선배로 알고 있더라고요.”
 
 -저런, 속상했겠어요.
“‘그건 진짜 내 모습이 아닌데’ 감정이 북받쳐 올랐죠. 그날따라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가 너무도 다른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어요. 집에 돌아와 언제부터 본래 모습을 숨기고 가면을 쓰게 된 건지 한참을 고민했죠.”
 
 -왜 가면을 쓰게 됐나요.
“대학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성적인 성격을 감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힘들더라도 사람들이 나를 편한 존재로 대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어느 자리에서든 늘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활발한 사람이 돼야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절 찾지 않을 것만 같았어요.”
 
 -그렇게 지내면 심적으로 많이 지칠 것 같은데요.
“그렇죠. 본래 모습을 숨긴 채 남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다 보니 많이 혼란스러워요. 이젠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힘든 일이 됐죠.”
 
 -솔직하게 대할 수 있는 주변 친구는 없나요.
“최근에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후배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후배도 저처럼 대학교에 온 후로 점점 자신의 원래 모습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죠. 그 친구의 모습에서 제가 보였어요.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공감이 많이 됐어요.”
 
 -서로만큼은 본래 모습을 보게 됐네요.
“맞아요.(웃음) 이렇게 가면을 쓰고 지내다간 나중에는 정말 우리의 본래 모습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겠다고 얘기했어요. 웃으며 말했지만 참 슬픈 상황이죠.”
 
 -언제쯤 가면을 벗을 수 있을까요.
“당장은 힘들 것 같아요. 이미 가면을 쓴 모습에 익숙해져 버렸거든요. 차라리 지금처럼 어릿광대의 가면을 쓰고 지내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건 그래도 좋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언제까지 가면을 쓴 채로 살아갈 수는 없을 텐데요.
“그렇겠죠. 언젠가는 제 본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갑자기 변하면 다들 당황할 테니 조금씩이나마 제 모습을 보여줄 날이 오지 않을까요.(웃음) 가면을 벗었을 때도 누군가는 제 옆에 남아 주겠죠.”
페르소나님, 더는 가면을 쓰지 않아도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때 사람들도 진정한 페르소나님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남을 위한 광대가 아닌 스스로 진정한 행복을 느끼길 바라며 페르소나님의 신청곡 리쌍의 ‘광대’ 듣고 2부에서 만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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