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센터, 지난달 29일부터 관현악전공 학생들 대상 조사 시작해
대학본부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지난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노승현 학생(관현악전공 1)의 죽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승현 학생의 죽음이 일부 관현악전공 학생들의 주도로 이뤄진 따돌림, 허위 소문 유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노승현 학생은 지난 9월 22일 새벽 1시경 안성캠 근방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은 발생 직후 안성경찰서에 접수됐고 안성경찰서 측은 수사를 진행했다. 약 한 달 후인 지난달 19일 노승현 학생의 친구들은 노승현 학생의 죽음이 일부 관현악전공 학생들의 따돌림, 허위 소문 유포와 관련 있다는 게시물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SNS상에 게재했다. 노승현 학생의 친구인 박정은씨(가명)는 “승현이가 따돌림과 헛소문들로 인해 힘들다며 9월까지도 계속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SNS상에 급속도로 퍼졌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어서 지난달 20일 노승현 학생의 아버지인 노경훈씨가 안성캠을 방문해 대학본부 측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노경훈씨는 “승현이의 친구들로부터 사정을 들어보니 따돌림이 있었다고 판단돼 대학본부 측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인권센터는 지난달 29일부터 관현악전공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인권센터 김태완 전문연구원은 “SNS상에 올라온 내용만으로는 집단적인 따돌림이 있었는지, 따돌림이 있었더라도 이것이 자살의 직접적 원인이었는지 결론짓기 힘들다”며 “관현악전공 학생들을 조사해 진상을 파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안성경찰서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 대해 노경훈 씨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경훈 씨는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에서는 승현이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관현악전공 남학생에 대한 수사가 미흡해 보인다”며 “직접적인 사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승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승현 학생에 대한 집단 따돌림을 주도했다고 추정된 4명의 관현악전공 학생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SNS상에 사건의 내용이 퍼지면서 이들의 학적, 이름 등이 모두 공개됐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본부 측이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소문도 SNS상에서 확산됐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관현악전공 교수는 현재 SNS상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에 대한 비난이 지나치게 거세고 여러 언론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번 사건을 보도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입원하는 등 정상적으로 생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수는 “다른 관현악전공 학생들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동요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아직 파악하고 있는 중이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9일 SNS상에 올라온 게시물을 확인하고 나서야 노승현 학생의 자살 원인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홍보팀 김태성 팀장은 “노승현 학생의 죽음이 따돌림, 거짓 소문 등으로 인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아직 진상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섣부른 발언이나 조치는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현악전공 학생회 측은 현재 관현악전공 학생 전체가 해당 사건을 초래했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관현악전공 김수환 학생회장(4학년)은 “관현악전공의 모든 학생들이 노승현 학생을 왕따시킨 것처럼 비치고 있다”며 “아직 경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현악전공 전체에 대한 근거없는 낙인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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