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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라,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
서성우 기자  |  prosuseo@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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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8  15: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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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가 일하는 내내 CCTV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 노동자가 일하는 내내 CCTV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범죄예방 위해 설치된 CCTV
고용주의 감시 도구로 사용

24시간 감시체제에서
노동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노동감시 24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범죄예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 곳곳에 CCTV가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할 경우 CCTV 영상 기록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작용하기에 CCTV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함께 CCTV는 단순히 안전상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지 않고 있다. 고용주가 피고용자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24시간 내내.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고용주가 스마트 기기를 동원해 직원들을 감시하는 ‘전자 노동감시’에 대한 민원은 2011년 95건에서 2013년 218건, 2014년 11월까지 20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CTV를 통한 고용주의 감시에 불만을 느끼는 노동자의 목소리가 커지는 지금, 실제 일을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들어봤다.


  학교 근처 노래방에서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다운 학생(광고홍보학과 3)은 최근 옆에 있지도 않은 사장님의 지적을 받았다. “다운아 앞치마 끈 풀렸다.” 고용주가 CCTV를 통해 이다운 학생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앞치마 끈이 풀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제가 뭘 하든지 사장님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편해요.” 게다가 CCTV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단순한 행동뿐만 아니라 개인의 휴대전화 내용까지 확인 가능해졌다. “CCTV 화질이 좋아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의 내용까지 보여요. SNS까지 감시당하는 것은 사생활의 과도한 침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과 주고받는 메신저의 대화 내용부터 인터넷 검색화면 등 내밀한부분까지 감시되고 있는 것이다. 


  CCTV는 실제로 고용주가 아르바이트생들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데 쓰이고 있다. 김서우 학생(신문방송학부 3)은 최근 CCTV로 인해 고용주로부터 해고를 통보받았다. “마감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이유를 물으니 아까 핸드폰 하는 거 다 봤다고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나왔어요.” CCTV를 통해 자신의 모든 행동이 감시받고 평가되는 것에 아르바이트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고용주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부터 앞서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고용주의 감시가 가능해지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피로도와 불편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김은형 학생(경제학부 4)은 잠깐의 휴식시간도 고용주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맘 편히 쉬지 못한다. “마감을 하면서 잠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매니저님이 ‘앉아있으면 사장님이 CCTV를 확인하고 싫은 소리를 한다’고 말했어요. 그다음부터는 앉아서 쉬는 것은 물론이고 일 할 때도 자꾸만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긴장이 됩니다.” 고용주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한눈 파는 것 조차 어려워 지게 된다.


  단순히 고용주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고용주와 같이 일하는 것과 CCTV를 통해 일방적으로 감시당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박현정 학생(신문방송학부 3)은 얼마 전까지 카페에서 고용주와 함께 일하다 피씨방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혼자 근무하게 됐다. 피씨방에는 박현정 학생과  CCTV뿐이었다. CCTV 아래에서 박현정 학생은 인간적인 대상이 아닌 노동을 위한 관리의 대상이었다. “사장님과 같이 일을 하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면서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한데 CCTV는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거잖아요. 진짜 감시를 받는 느낌이에요.”


  CCTV를 통한 감시는 결국 인간을 고용주의 편의와 이익에 맞는 방향으로만 행동하게끔 한다. “감시를 당한다는 피곤함과 긴장감도 무뎌지면서 의식하지 않게 됐어요. 사장님에게 지적받지 않을 행동만 하게 되니까 지적받을 일도 없죠.” 김성민 학생(정치국제학과 2)은 처음 CCTV를 마주했을 때의 불편함이 점점 무뎌진다고 말한다. 결국 아르바이트생은 고용주의 감시체제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으로서 자유의지를 박탈당한 채 고용주를 위한 기계적 노동의 대상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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