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서나 ‘콸콸콸’이라던 무선 인터넷이 중앙대에선 먼 곳 얘기입니다. 수도꼭지마다 연식이 달라 콸콸 터지는 곳을 찾는 것은 복불복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캠 내 최대 닭장인 서라벌홀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먹통인 무선 인터넷 때문에 인쇄하는 척하며 복사실에서 인터넷을 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중앙대 대표 무선 인터넷인 SMART-CAU는 생각보다 스마트한 것 같진 않습니다. 또 이 친구가 워낙 민감한 친구라 상황과 장소를 가려 터집니다. 나머지 CAU-MAC과 CAU-GUEST는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때부턴 슬슬 핫스팟을 켜기 시작합니다. 
 
  콸콸콸 데이터가 빠져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근근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때때로 연결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이 있나 목록을 살펴보니 각종 핫스팟과 에그 천국입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었나 봅니다. 어쩔 때는 목록을 보면서 ‘학교 와이파이는 대체 누가 쓰고 있냐’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무선 인터넷 전파를 터뜨리는 중계기가 부족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닭장 수준인 서라벌홀과 법학관보다 R&D센터와 파이퍼홀에 더 많이 설치돼 있다는 점입니다. 중계기 설치 기준이 학생 수가 아닌 건물의 연식이었나 봅니다. 또 사람이 많은 곳에선 트래픽이 초과돼 일시적으로 장애가 일어난다는 겁니다. 잠실야구장에서 전화가 터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죠. 
 
  많은 학생들이 저와 같이 답답함으로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선 인터넷이 캠퍼스 라이프에 필수품이지만 좀처럼 받쳐주질 않으니까요. 하지만 무선 인터넷을 놓고 해결점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학본부와 학생들 모두 무선 인터넷을 해결할 수 있는 자는 ‘서로’라고 지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되는 무선 인터넷도 답답하지만 서로에게 미루는 상황도 답답합니다. 대학본부는 ‘무선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을 신고해달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음영지역을 직접 찾아 해결해달라’고 요구합니다.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책임과 역할만을 부각하고 있는 꼴입니다.
 
  제가 보기엔 인터넷 시대가 끝나지 않는 한 무선 인터넷 문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유동적인 학생의 밀집도를 겉잡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점차 개선하는 방법밖엔 없는 것이죠.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밀집도를 최대한 고려하고, 학생들은 음영지역을 발견해 신고해준다면 점차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캠의 정원이 재조정되면서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앞으로 매년 360여 명씩 친구들이 서울캠에 늘면서 와이파이를 더 나눠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본부가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전 양보심을 기르는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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