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리 운이 없지? 내가 그렇지 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도 노력한다고 했는데 운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한 노력은 무엇인가? 시험 보기 직전 바짝 공부한 것? 취업을 앞두고 여기저기 원서를 넣어본 것? 그것도 노력은 노력이다. 하지만 운은 단기간의 노력으론 잘 통제되지 않는다. 운도 길들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친구는 원서를 넣기만 하면 합격하는데 나는 자꾸 떨어진다. 왜 그럴까? 단순히 그 친구는 운이 좋고 나는 운이 없어서?
 

  그 친구는 운을 통제했고 나는 운을 통제하지 못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도 그 친구는 오랜 시간 준비를 했을 것이고 자신감도 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곳이 자기와 맞고 어떤 곳이 자기와 맞지 않는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맞지 않는 곳에는 응시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불합격이란 건 있을 수 없다. 100전 100승이다. 운은 그 친구 손안에 있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가? 완벽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정쩡하게 취업전선에 뛰어 들어 여기저기 원서를 넣어봤을 것이다. 운 좋으면 붙고 운 나쁘면 떨어진다. 운을 통제하기는커녕 운에 휘둘리게 되는 것이다. 운을 기대하는 것과 운에 의지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아나운서들이 후배들을 만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아나운서 시험에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럼 많은 동료들이 운이 좋았다고 대답한다. 당연히 어느 정도 운도 따라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합격한 사람들을 보면 단순히 운으로만 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사람 중에 조금의 운이 더해져 합격자는 정해진다. 같이 준비한 친구 중에 누가 봐도 미모와 실력이 뛰어난 친구가 있었다. 자신감이 있을 법했는데 늘 초조하고 불안해 보였다. 점집을 찾아다니며 합격, 불합격을 물었고 어느 때는 점쟁이가 합격한다고 했다고 좋아했다가 어느 때는 불합격한다고 했다고 실망했다. 그 친구는 최종면접에 3번이나 올라갔지만 불합격했고 결국 꿈을 접었다. 점술이나 미신을 믿는 사람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해서 성취하기보다 모든 것을 운에 맡기고 체념한다. 운에 통제되는 것이다. 하지만 준비된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고 운도 스스로 통제하면서 결과를 좋게 바꾼다.
 

  물론 통제 밖의 운도 있다. 평생 한 번 산 로또가 담청 되거나 길을 가다 돈을 줍는 것처럼 크고 작은 운들이 통제 밖에 있다.
 

  하지만 통제 밖의 운에 집착하며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 통제 가능한 운을 기대하며 치열하게 준비하고 노력할 것인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정확히 알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안에 존재하고 있는 ‘운’에 ‘온’ 스위치가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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