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실 직원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 대신하거나
대리업무, 초과근무 하는 경우도
 
교육조교 및 행정조교들
“임금 적지만 업무량 많고
각종 잡무에 시달려”
 
중앙대 조교들의 오늘
“행정업무도 해야 하고, 대학원 수업도 들어야 하는데 교직원 눈치까지 봐야 한다”  
일반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는 등록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는 말에 교육조교를 신청하게 됐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조교 일을 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커녕 학생의 본분인 학업마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올해 9월부터 교육조교 일을 시작한 A씨는 “업무량이 많아 추가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학업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며 “대우도 좋지 않아 계속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각종 잡무에 처우도 좋지 않아= 일선 행정현장에서 근무하는 많은 교육조교들은 자신들의 처우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인문사회계열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교육조교 A씨는 “잔심부름을 비롯해 행정실에 있는 교육조교들을 마치 개인비서 대하듯 행동하는 교직원들이 있다”며 “한 교직원의 경우 여자조교들에게 성차별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교육조교 B씨도 “퇴근 시간은 물론, 수업시간마저도 행정실 직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수업에 제시간에 못가는 경우가 있다”며 “고위관계자들이 행정실에 오면 차와 다과 준비에 서빙, 설거지까지 맡아 하곤 했다”고 말했다. 
 
교직원들이 해야 하는 업무까지 처리하거나 각종 잡무에 동원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의약학계열 행정실에서 교육조교로 일했던 C씨는 “교직원들이 종합정보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후 일을 맡겨 버린적도 있다”며 “가끔 교수님들이 연구실을 옮길때면 짐꾼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중된 업무와 적은 임금이란 이중고= 학과 교육조교가 행정조교의 업무를 분담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예체능계열 학과 교육조교로 근무하고 있는 D씨는 “요즘처럼 졸업공연이나 수험생들의 실기고사가 있으면 업무량이 늘어나는데 행정조교의 일까지 하다보면 추가근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체능계열 학과 교육조교 E씨는 “학과에 배치된 행정조교가 한명인데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이 엄청나다”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안쓰러울 정도로 일이 많아 교육조교가 행정조교 업무를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추가근무도 불만의 대상이다. 경영경제계열 학과 교육조교 F씨는 “시험 기간엔 개인 일정도 무시한 채 열시간 가량 학교에 나와 있게 했다”며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어 교육조교가 해야 하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성캠 예체능계열 학과 행정조교인 G씨는 “행정조교는 학과의 업무를 담당하곤 있지만 교직원들이 봐야 하는 업무와 구분이 모호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행정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 중 지나치게 많은 부분이 우리에게 돌아와 업무가 과중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무량에 비해 주어지는 보상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연공학계열 학과 교육조교로 근무 중인 H씨는 “행정실 직원과 비교하면 급여는 매우 낮은데 일은 너무 많다”며 “행정실 직원이 하던 일까지 나에게 넘어온 경우도 있는데 억울해도 항의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업무를 시작한지 한학기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인문사회계열 학과 행정조교 I씨는 “전임 행정조교가 임금이 적다는 것을 이유로 한학기만에 그만뒀었다”며 “나 역시 이번학기까지만 하고 다른 일을 찾아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민정 기자 mj@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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