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캠에선 갑자기 날아드는 담배연기로 얼굴 찌푸리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 오는 26일부터 서울캠 곳곳에 흡연구역이 설치되기 때문이다.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중앙도서관 측면, 수림과학관 3층 출입구 등 총 11곳이다.

  지난해 서울캠 54대 카우V 총학생회는 교내에 무분별한 흡연행위를 근절하고 쾌적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흡연구역 지정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학기까지 흡연구역 설치는 논의 단계에 머물렀지만 오는 26일 본격적인 설치가 예정됨에 따라 구체화됐다.

  현재 캠퍼스 내 모든 공간에서의 흡연은 원칙적으로 금지돼있다. 그러나 법학관 각 층마다 마련된 발코니, 봅스트홀의 구름다리 등 건물 내에서 무분별한 흡연이 증가하면서 금연구역은 그 이름이 무색해졌다. 건물 밖에서의 흡연 역시 사실상 제재할 수단이 없어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일이 많았다. 이에 총학생회는 강남역 주변에 지정된 금연거리를 차용해 학생지원처에 흡연구역 조성을 건의했다.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11개 구역은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지만 다른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해방광장, 중앙마루처럼 학생들의 발길이 잦은 공간 대신 학생문화관 입구 등나무나 영신관 측면 등이 흡연구역으로 선정됐다. 강동한 부총학생회장(물리학과 4)은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흡연을 허용하면 흡연구역의 본질적 목적이 무의미해진다”며 “사전 조사를 거쳐 신중하게 장소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흡연구역 설치는 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중앙도서관을 제외한 10곳에 흡연구역을 나타내는 스티커가 부착되고 구역 구분선이 그려진다. 대부분의 공사는 오는 28일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중앙도서관 측면에 조성될 흡연구역에는 우천시 비를 피할 수 있는 구조물이 설치되며 다음달 10일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이번 흡연구역 조성으로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한 부총학생회장은 흡연구역 조성에 대해 “학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모두 배려하는 방안으로 구상된 것이다”며 “기본권 침해가 아닌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입장에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부 측은 흡연구역 조성을 통해 흡연구역을 제외한 캠퍼스 내 모든 공간에서 금연이 실천되도록 독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지원처와 총학생회는 흡연구역 조성과 함께 의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캠 학생지원처 김진식 과장은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하는 학생에게 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며 “선도 차원에서 추진되는 캠페인인 만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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