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열람 전 중앙대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해에 2번씩 참여하게 되는 강의평가.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를 수렴하고 교수법 개선을 위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의평가는 양질의 교육을 위한 제도로서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중요한 평가지표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학기말에 한 차례씩 시행하고 있는 일률적인 강의 평가는 평가문항의 단순함과 학과 및 과목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 등에 있어서 강의의 특성,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 교수 특유의 교수법 등을 모두 가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강의평가를 직접 실시한 학생들에게는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강의평가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이의가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앙대 강의 평가서는 수업유형별(이론과목, 실험 및 실습과목, 실기과목, 재택 강의 과목,블록 강의 및 임상교수 강의)로 총 14개의 객관식 문항과 1개의 주관식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5개의 문항 중 7개의 문항만이 교수 업적 평가에 반영되는데 7개의 문항은 대학본부에서 정한 공통항목 3개와 대학의 특성에 맞게 단과대별로 정한 4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수 업적 평가에는 수강생의 참여율이 50% 이상일 경우에만 평가를 시행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교수 업적 평가는 크게 교육 영역과 연구 영역 봉사영역을 구성되는데 강의평가는 교육 영역에 해당, 총 150점 만점에 35점을 차지하여 그 비중이 높다. 나길수 교무계장은 “강의 평가는 전임교수일 경우 교수 업적 평가시에 강사의 경우는 그 강의 평가 점수가 해당 학과로 보고되어 승진 및 재임용 때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강의평가점수는 교수업적평가 전체 부분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전한다. 현재 강의평가는 담당 교수와 대학장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단, 시간강사의 경우 평가결과가 강사 평가제에 반영될 시에는 담당 학과장에게 통보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업 유형별로 강의 평가 문항의 차별성이 없고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 등 정량화  되기 쉬운 항목을 바탕으로 시행되고 있는 강의평가는 강의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강좌의 규모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평가 결과를 산정하는 방식에 있어 신뢰도가 낮을 뿐 아니라 그 문항 자체가 한 강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너무 적다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한미란씨(정경대 행정학과 3)는 “강의평가를 할 때마다 문항 구성 자체가 과목별 특성에 맞게 개설되어 있지 않고 획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의평가를 신중하게 하려고 해도 평가 문항 수 자체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평가 결과가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그 실효성에 있어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재근 1캠 학사운영과 계장은 “현재의 강의평가제도는 1998년 11월 개선된 이후로 개정되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있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타 대학의 모범 사례를 참고하여 다음 학기에는 강의평가제도를 개선할 것이다”고 전했다.
 

 강의평가를 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좀 더 성의와 적극성을 갖고 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박찬식 교수(공대 건축학부)는 “현재 강의평가는 성적을 보기 위한 과정에 하나 일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강의를 평가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며 일률적인 평가 항목 자체도 문제이지만 학생들 스스로 평가 항목에 충실히 답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교수들의 업적 평가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 이 결과는 학생들에게 명확히 공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승현씨(경영대 경영학부 2)는 “공개되지도 않는 강의 평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강의평가가 과연 학생들에게 피드백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의심스롭다”고 말한다. 학사운영과측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대학에서는 강의평가를 참고자료로 활용, 평가 결과에 따라 업적 평가 및 승진시 참고하는 수준이고 중앙대 역시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며 “강의평가를 공개하는 카이스트 대학의 경우에도 응답률 80% 이상의 일정 인원수 이상인 수강과목에 한해서만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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