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연대를 지나 풍요의 환상에서 깨어난 한국사회는 빅딜과 새로운 생존전략에 미래의
모든 생활을 건 힘든 여정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회를 감싸고 있는 지금의 고민은 기간 우리 사회에 내재 되어있던 자신의 정체성의
확인이자 모순구조의 개혁을 위한 노력으로 요약 할 수 있다. 발전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
진정한 출발을 위한 냉철한 자기반성을 전제로 하듯이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순기능적 역할
로 분류해오던 모든 것들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는 변화의 시작이자 그 결과를 결정짓는 중
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선개발 후분배의 논리를 바탕으로 몇몇 재벌에게 주어져 있던 독
점적 지위에 대한 문제제기와 중복과잉 투자의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국사회가 외형적으로는
개혁의 진행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보여도 결국은 그 변화의 시작에서 뚜렷한 목적성을 갖
지 못한다면 지금의 이러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질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한국사회의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 서울대 교육개혁안을 필두로 뜨거운 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교육계의 변화에 있어 우리가 가져야할 출발점에서의 고민은 바로 대학교육이 갖고 있던 그
동안의 문제점에 대한 자기 반성적인 사고라는 점이 다시 강조된다.

대학이 연구와 교육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노력에 개개
인의 기득권이 우선 고려될 수 없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 자칫 발생하기 쉬운 과거와
같은 본질에 대한 접근 대신 밀고당기는 소모적인 힘싸움속에 개혁과 변화의 논의가 그 방
향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이같은 기득권층의 힘의 작용과 타협이 이성적 사고와 올바른 개
혁의 논의를 대신한다면 지금의 고통은 결국 학생에게만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
다면 진정한 개혁을 올바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학구성원들의 열린 논의자세와 정확
한 현실인식의 힘만이 그 유일한 추동력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대학사회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사회가 맞고 있는 위기는 단순한 주기적 상황의 변화
가 아니다. 중앙대가 맞고 있는 위기는 그러한 관점에서 더욱 냉철한 상황인식과 그에 대한
대처가 요구된다.

대학의 개혁과 학내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그 구성원들의 상호 적대적
반목보다는 대학에 불어닥치고 있는 한국사회의 변화와 위기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
다. 대학개혁이라는 외적인 숙제와 학내문제 해결이란 내적인 어려움에 처한 대학이 맞고
있는 오늘은 내일을 위해 꼭 버려야 할 것을 곰곰이 따져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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