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2학기다. 토익은 그 자리에서 맴돌고 가슴 한켠은 답답하다.나를 더
욱 답답하게 만드는 일이 있어 앞으로 어학캠프를 수강하려는 후배들은 좀더
신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펜을 들었다.

작년에 복학한 이후 다들 그렇
겠지만 영어의 필요성을 느껴 여러 궁리 끝에 여름방학을 이용해 외국어대학
에서 주관하는 어학캠프(정확히는 하계영어특별연수)를 수강했다. 계절학기
로 2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기에 더욱 만족스러웠고 외국인과의 만남이 두려
움에서 획심으로 바뀌는 좋은 계기가 됐다. 올해에는 어학캠프를 우리학교만
이 아닌 전국의 학생들로 확대하고 접수도 인터넷으로 하는 등 더욱 발전된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자신있게 한번 더 신청했다.

어느덧 5주의 수업을 마감할 무렵 한 후배의 "형 그거 중복수강되는거 아닌
가?" 하는 소리에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교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머피의 법칙
이었다. 작년하고 올해 과목명과 학수번호가 똑같으니 학점인정을 받을 수가
없다는얘기였다. 난감한 심정에 영어라는 특수(?)한 과목특성을 논거로 제시
하면서 본인은 당연히 외국어대 수업처럼 회화는 1, 2, 3,4 하는 식으로 계
속되는 것인줄 알았다고 말씀드렸다.(난 실제로 정규학기에 영어회화 수업윽
자유선택으로 수강했었고 이번 어학캠프에선 작년과 달리 초급반이 아닌 상급
반에서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입장으로 더이상 억지부리는 것 같은 느낌과 `학생 일어나 불어를
수강했으면 괜찮은데…' 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돌아섰다. 그때의 심정은 상상
에 맡긴다.어학캠프는 특이하게 입학.졸업식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졸업식이 끝나고 외국어대학장님께 이런 사정을 토로했더니 저
의 의견에 수긍하시면서 지금 확답을 줄수 없으니 개강후에 처리하자고 하셨다.
한편으로 이 안건으로 회의를 열겠다는 말씀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또 한
번돌아섰다.개강을 일주일 앞두고 어떻게 됐는지 전화를 걸어봤다.

어학캠프 연속 수강시 학점인정문제가 기획부에 상신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유
권해석적인 결정이 날지 모르는 상태다. 그렇지만 학생의 경우는 속급적용이 되
므로 중복수강 처리 할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지면서 하소연을 마칠까 한다.작년과
올해 연속해서 어학캠프를 수강한 학생은 아직까지 나 혼자인 것 같다. 이렇게
연속해서 수강하는 것에 관한 규정은 분명히 없었다. 단순히 학수번호, 과목명
에 의거하는 행정규정외에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도 학점 인정받
으면서 어학캠프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재학기간중 오직 1회로 한정된다.그러
나 폭염속 열악한 환경속에서 하루 4시간의 수업을 5주동안 그야말로 외부교육
기관을 뒤로하고 용감하게 받은 후의 결과치고는 억울하다는 마음뿐이다.

학교측은 완벽한 제도마련도 안된 상태에서 발생한 이러한 사안에 대해 경과
규정을 적용해 주길 바란다. 내년에는 똑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이상 그때 가서는 학점인정이 된다면 지극히 소수였던 나와 같은 경우와
형평도 어긋난다고생각한다.결론적으로 난 미련했다.학문(영어)에는 왕도가 없
다는 경구를 몸소 실천했고, 반복해서 남의 나라말인 영어를 공부한 죄가 이렇
게 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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