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사태이후 맑시즘에 대한 학내 고민의 주체들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다시금
‘주체성’ 문제를 내걸고 나온 동아리가 있다. 바로 맑스철학 연구회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회장:권혁기, 문과대 사회복지·2)는 올 3월 맑스주의의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는 취지아래 꾸려졌다. 그들의 활동은 소식지나 체계적 커리를 학생 주체들에게 인
식시키는 등의 학술적인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서울대와 연대하여 여름 빈활을 치뤄낸 것
에서부터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서울 국제 민중회의’에 참여하기로 한 계획에서
도 볼 수 있듯이 다분히 현실 참여적이다.

그들의 목표는 자본가에 의해 탄압받고 있는사람들에 대한 실천의 문제까지 살펴본다는 것
이다. 이런 그들의 고민은 “이론적 고민들을 어떤 방법으로 풀어낼 것인가의 고민을 하다
보니 당연히 세미나 교육위주보다 범민학생운동, 연대활동, 실천위주의 활동을 지향하게 되
었다.”(사회복지·2, 권혁기)는 부분에서 나름의 정당성을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면 한명의 91학번과 세명의 95학번. 그리고 97, 98학번의 저학년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지
는 조직의 문제, 즉 세미나 커리를 제공하고 현실적 조정과 논의를 통해 재구성에서부터 세
미나까지 담보해 낼 학회내 조직 구성체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사실 그들은 맑스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렇듯 결국은 물신에 의한 억압의 상태에
반대하고 공동의 목표에 따라 인간해방을 주장하게 되기 때문에 기존의 경직된 학회의 틀에
서 벗어나 동성애자, 빈민촌 사람들 등 억압받는 사람들과 자유로이 연대하여야 한다고 주
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처음이라 학술적 문제점과 연대등을 고민하고, 세미나를 제안하
는 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요”라는 박상희양(문과대 영문·3)의 말처럼 조직상의 제반사
항도 아직 미약한 그들에게 있어 학회의 개방화와 타조직과의 연대를 학회차원의 고민으로
끌어내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외곬수로 맑스철학의 연구로만 치닫는 닫힌 공간이 아니라
인간해방을 원하는 동성애자, 빈민촌 사람들 등과의 자유로운 연대를 꿈꾼다”(법대 ·3, 정
성호)는 그들의 목표는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불을 선사했던 프로메테우스. 혹자는 1백50년전 ‘공산당 선언’을 외쳤던
맑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선언에 힘입어 70년 후에 성사되었
던 혁명은 뒤이은 70년 후의 소련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는 맑스를
얘기하고 있고, 그렇다면 그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벌로 받은, 판도라가 열고 말았던 상자 속
의 ‘희망’쯤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중앙대의 프로메테우스. 그들이 과연 얼마만큼 조직적 문제를 해결하고 열린구조의 연
대를 모색할 수 있을지, 얼마만큼 선도자적 역할을 할 것이며 희망을 얘기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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