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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서정돈 총장 ⓒ 성대신문
[협약=성대신문] 지난 3일 600주년 기념관 3층 총장실에서 취임 2주년을 맞은 우리 학교 서정돈 총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우리 신문은 지난 2년간의 서 총장의 업무 수행결과와 업적을 정리하고 향후 남은 임기 동안에 나아갈 올바른 방양을 모색하고자 이와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인터뷰는Vision2010 + 비롯한 학내 주요 사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 지난 총장 재직 2년 동안 대내·외적으로 학교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추진된 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된 사업은 무엇이었는가

지난 2년간 법학관, 수선관 등을 신·개축하는 등 가시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앞으로도 호암관이 증축되고 국제관(가칭) 등이 설립될 예정이어서 이와 같은 발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또한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외부에서도 학교의 발전을 인정받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  

하지만 무엇보다 보람된 일은 성균인의 네트워킹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우리 학교는 타 대에 비해 직능별, 거주지역별로 동문회가 잘 이뤄져 있는데, 이를 하나의 힘으로 묶는데 주력했다.

작년 가을에 치러진 ‘성균인의 날’은 바로 이와 같은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큰 행사였다. ‘성균인의 날’행사를 통해 대학과 동문, 선배와 후배 간의 관계를 한층 더 진작시킬 수 있었다. 특히 행사의 외적인 화려함은 물론, 동문들의 학교 발전 기금 쾌척이 이어지면서 성균인 모두의 사기를 드높이고 내적인 단결을 이뤄내는데 성공적이었다.

■ 현재까지 추진된 Vision2010+의 이행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며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Vision2010+는 4대 역점사업에 중심을 두고 진행되어 왔다. 우선, 동아시아학술원이 큰 발전을 이뤘다. 유학·동양학 분야에서 특성화를 이루기 위해 시작된 학술원은 이제 사회과학, 이학 등의 분야에까지 미칠 만큼 학문적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전문대학원의 설립으로 성균관을 모교로 한 중국전문가를 양산하는 준비중이다. 중국의 명문대 중 하나인 푸단대와 협력하여 중국의 넓은 땅을 누빌 중국전문가를 우리 학교에서 만들어 낼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베이징을 방문해 베이징대학과의 상호학점교류협정도 체결할 준비 중에 있다. 또한 MIT와 연계된 MBA의 설립으로 세계적인 MBA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세계 100위권 안에 들어있는 MBA가 없으나, 인정받은 교수진을 바탕으로 더욱 노력한다면 우리가 이 같은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편, 자연과학캠퍼스에 세워진 나노과학기술원 역시 정보화 시대를 이끌고 갈 국가적 인재를 배출해내는데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는 삼성의 나노밸리와 더욱 긴밀한 연결, 산학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Vision2010+의 주요과제는 이제 칠부, 팔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100%를 완성해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들여온 노력의 배 이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잘 실행되어 특별히 보완해야 할 점은 찾을 수 없으나 앞으로의 노력이 계획의 최종결과를 가늠할 것이다.

무엇보다 보람된 일은 성균인의 네트워킹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작년 가을에 치러진 '성균인의 날'은 바로 이와 같은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큰 행사였다

■ 내년에 우리 학교 반도체 학과가 설립된다. 학교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긍정적이라는 측면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대학을 직업교육학교로 전락시킨다는 비판 또한 존재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사회가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는 지식을 얼마나 창출해내고 이를 잘 응용할 수 있는가를 중요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개혁 없이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형편이다.

예전에는 대학이 양적인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대학도 경쟁력을 고려하는 질적인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국내 대학뿐이 아니다. 교육에도 국경이 급속히 무너지면서 앞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대학은 사회가 요구하는 수요를 충족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즉, 대학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맞게끔 생산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반도체학과의 설립배경을 말할 수 있다.

반도체학과 설립이 대학을 직업교육학교로 전락시킨다는 표현은 맞지가 않다.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형태는 전혀 달라진다. 반도체 부품 하나하나를 조립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은 반도체 직업학교가 하는 일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것이 아니라 반도체에 관련된 총체적인 연구·교육을 통해 우리 나라 발전을 선도하는 산업인력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연구분야에 들어가는 학문의 장으로서의 공간이다.

■ 지난 달 문과대학 출범식이 있었다. 이를 통해 침체돼 있던 인문학을 재부흥 시키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같은 기초학문 분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사회가 요구하는 상에 맞게끔 인재를 맞춰 배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대학의 ‘상아탑 정신’을 지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두 가지가 균형적으로 잘 어우러져야 한다. 즉, 위와 같이 산학연 협동을 통해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실용분야와 시장경제논리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분야가 잘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인문학은 인간을 육성하는데 필수적인 학문이다. 당장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나, 인문학은 우리가 더 나은 생활, 삶을 살아가고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인문학은 기초교양교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학부대학 출범을 통해 교양교육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에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인문학 분야이다. 이번 문과대학의 출범은 학부대학의 향후 방향에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성균인의 기초교양을 배가시켜 진정한 인간, 인재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 모집단위 광역화는 전임총장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유지돼오고 있다. 이를 통해 더욱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공배정시 인기학과 편중지원현상 등의 문제점을 말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모집단위 광역화는 학생들로 하여금 전공분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1학년 때 학부생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학문들을 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공배정시 다소간의 경쟁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전공배정시에 인기학과로 편중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당연한 일이며 이를 학교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공예약제를 점점 늘리고 있다. 입학 전 전공예약제를 통해 각 학문 분야의 연속성을 지킬 수 있고 학생들의 선택권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학과 설립이 대학을 직업교육학교로 전락시킨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반도체학과는 전문연구분야에 들어가는 학문의 장으로서의 공간이다

■ 우리 학교는 올해로 6년 연속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사회구조적 문제는 무엇이며, 대학 차원에서의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대학의 설비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의 마련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 학교의 경우는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역량을 축적할 기회가 별로 없어, 지금까지 타 대에 비해 자금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학교 재정의 상당 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사립대학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의 한 해 예산 중 0.43%만이 고등교육 지원금인데, 그나마도 모두 국립대로 지원이 몰리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학교 전체 예산 중에 단 4.5%만이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되고 있는 금액이며, 나머지는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가 인력의 85%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립대인데,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액수는 너무 적다. 우선은 국가의 사립대학 지원정책이 확충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 대한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사립대학에 기부금을 지원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세금공제 혜택을 늘려주어 기부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대학의 수익구조 다변화 또한 등록금의 의존률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대안에 의해 등록금 의존도를 낮춰야 인상률 또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타 대에서는 총장과 학생들의 직접적인 만남의 장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나

학내 구성원들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이다. 수평적, 수직적으로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뤄질 때 더욱 발전적인 담론을 형성할 수 있다. 그렇기에 본교 동문들, 학생대표인 총학생회장단과 많은 자리를 갖고 있다.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갖는 것 또한 좋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학교 교육의 기본 목적은 인의예지, 신언서판을 갖춘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 위에 실사구시 정신을 지닌 인력을 낳고, 최종적으로 홍익인간의 정신을 지닌 리더쉽을 갖춘 인재가 탄생시키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적이다. 학생들이 이를 잘 이해하고 먼저 인간이 되고 인재로까지 성장해주길 바란다.

요즘 지식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다른 이와의 정당한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설 수 있다. 특히 대학 1학년을 즐기는 시기라고 치부하기 쉬우나 1학년 때 흐름을 놓친다면 앞선 이들을 따라잡기란 매우 어렵다.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실력을 꾸준히 양성해주길 바란다. 나 역시 남은 임기 동안 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리 및 진행: 안상준 편집장 mindmovie@skku.edu  박형진 차장    rioter@skku.edu
사진:김영진 부장 nowitzki@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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