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일모작이 아니다. 내 인생의 1모작은 교수, 2모작은 장관, 시민, 농민 운동가. 3모작은 교육행정자이다" 지난 달 중앙대를 정년 퇴임한 김성훈 교수의 말이다. 평생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농민과 시민, 학생을 위해 살아온 김성훈 교수. 

경제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 보다는 농민을 위한 일에 더욱 앞장섰던 김성훈 교수에게 지난 해 논란이 되었던 한·칠레 FTA 비준 통과에 대해 물었다. 경제성장과 농촌생존의 갈림길에서 경제성장을 이유로 FTA를 지지했던 정부와는 달리 그는 농민의 대표답게 FTA 통과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드러냈다. FTA 추진에 있어 농업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을 따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FTA통과로 더욱 어려워진 농촌과 곧 다가올 수입쌀 개방에 김성훈 교수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며 한국농업 살리기를 위해 친환경 유기농업의 정착을 기반으로 해야한다. 이와 더불어 도시민의 웰빙 수요와 농촌을 결합하는 농촌사랑 운동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뒤늦은 농촌살리기 운동이 아닌 농업의 현실을 풀어나갈 실마리는 무엇일까? 김성훈 교수는 농가의 소득이 안정되어야하고,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팔기 위해서는 유통구조를 개혁해 직거래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개방시대에 한국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비자들이 사지 않고는 못 베기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은 안전한 친환경적 농산물의 생산, 정부는 농업관련 조직, 기구 효율화와 자원절약형 농업발전을 해야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농민도 살고 소비자도 살 수 있는 길인 신토불이의 정신을 잊지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훈 교수는 농촌 살리기 노력만 한 것이 아니다. 그의 행보는 경실련 공동대표, 우리민족 서로돕기 대표, 환경운동연합, 소비자 시민모임 고문 등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론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를 염려하는 사회의식· 역사의식을 몸소 실천하였다. 장관 시절에도 자신은 시민단체에서 파견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다고 할 정도다. ‘시민운동은 가라오케다’ 자기의 시간과 돈을 들여 노래를 부르는 가라오케처럼 시민단체들의 대표가 된 후,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일을 하고 있으니 시민운동은 가라오케와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김성훈 교수의 말은 뒷짐지고 앉아서 세상 돌아가는 일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에게 자신의 것을 조금 버리더라도 그것을 즐기면서 남을 위해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준다. 

 마지막으로 자신처럼 배움을 실천하는 중앙대 학생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중앙대 학생들을 위한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여러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천재입니다. 자신있고 하고 싶은 분야에 집중한다면 반드시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자신의 안위만을 지키며 다른 사람을 쫓아가는 것 보다 사회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기를 김성훈 교수는 강조했다. “사람들이 아니다, 틀렸다고 해도 걷던 길을 계속 걸으면 그것도 하나의 길이 되고, 언젠가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오게 될 것이다”라며 농민과 시민을 위해 살아온, 신념에 따라서 행동하는 작은 거인 김성훈 교수. 앞으로도 지금처럼 실천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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