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에서 초록빛 새싹이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3월, 캠퍼스도 활기를 띠고 가장 분주하다. 신입생들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부푼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생활을 시작하려는 그들. 앞으로 이들의 대학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새내기들의 대학생활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새내기들 ⓒ 중대신문 이지은
바야흐로 대학교의 꽃 ‘새내기’의 계절이다. 새내기라는 말은 새롭다는 뜻의 관형사 ‘새’에 어떠한 사람임을 나타내는 접미사 ‘-내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파생어다. 그 어원을 제쳐두고서라도 ‘새내기’란 말의 소리음은 연두빛 새싹 같은 싱그러움 그 자체다.

한창 신체검사니 새내기배움터니 각종 학교행사로 정신없던 2월을 보내고 이제 입학을 앞두고 있는 대학사회의 초년생들. 야심만만 새내기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대학에 입학했는지, 어떤 생각으로 대학 생활을 계획하고 있을지 중대신문사에서는 지난달 21부터 25일까지 양캠 200명 새내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대학진학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5.5%가 ‘전공학문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 34%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서’, 15%가 ‘취업을 하려면 대학진학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적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학했다’고 응답했다.

정치성향 '중도적'…44.5%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대학입학 동기로 ‘성적에 맞춰서(21%)’라는 선택을 꼽긴 했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항간의 우려와는 달리 대학진학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선택요건인 ‘전공에 대한 관심’에는 변함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 4년 동안 캠퍼스를 누빌 새내기들은 무엇을 하는데 가장 중점을 둘까?

▲ 새내기들은 대학진학의 가장 큰 이유가 전공공부라고 답했다 ⓒ 중대신문 인터넷뉴스팀
51%의 학생들이 대학 생활 동안 전공학문탐구에 가장 큰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 뒤를 이어 27%의 학생이 취업준비에, 15%의 학생이 동아리 활동을 비롯한 단체 활동에 비중을 두겠다고 대답했다. 이는 ‘대학 입학 후 꼭 해보고 싶은 것’으로 52.5%에 이르는 학생들이 동아리 등 단체 활동을 1위로 꼽은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사회참여의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대학 생활 중 집회참가, 시민단체 가입 등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17%로, 이의 두 배에 달하는 41.5%가 참여의향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올해 입학한 이국환씨(건설대 건축학부 1)도 “학생운동 등 사회활동에 관해 관심은 있지만 직접 참여를 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실천을 고민 한다’는 이념 아래 다양하게 대외 활동을 해오던 전통있는 과거동아리들의 잇단 해체소식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 동아리가 해체되기까지에는, 신입 회원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 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386세대 대학생들은 대학생의 사회비판적인 성향을 강조하고 집단 문화를 대변하며 ‘대학생’이라는 특정계급의 이미지를 형상화 했다. 그렇지만 지금의 새내기들은 개개인의 관심분야와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가시간엔 영어공부에 시간 할애하겠다'

또한 극심한 경기불황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 등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사회적 분위기를 인식해서인지 학과 공부 외에 취업과 관련된 준비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응답자의 54%를 차지했다. 또한 이중 42%는 토익과 토플 등 각종 영어공부에 여가시간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결국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대부분의 새내기들이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했다. 취업이라는 관문을 뚫는데 ‘영어’라는 도구가 이미 통과의례가 되어 버린 지금, 대학생들의 보편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새내기들 ⓒ 중대신문 이지은
한편 전체학생의 절반에 해당하는 47%의 응답자들이 재학 중 휴학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군대관련 휴학을 제외하고는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응답한 학생이 17%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적’이라고 생각하는 신입생이 44.5%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9.5%가 ‘다소 진보적이다’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전체의 전반적인 대학생 의식과 유사하다.

대학은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초년생들이 모인 생애 첫 장의 장소로 꿈과 희망이 가득찬 곳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대학’이라는 공간이 새내기들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당당하고 활기차게 자신들만의 하얀 도화지를 그려나갈 수 있는 그들이기에 앞으로 새내기들의 행보는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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