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정든 교정을 뒤로 하고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이들이 있다. 인생의 중요한 획을 중앙 안에서 그었기에 더욱 당당한 그들. 긍지와 자부심으로 캠퍼스를 바쁘게 활보했던 그들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자. <편집자주>

▲ ⓒ 중대신문 김다정
중앙대 야구부는 지난해를 아주 특별한 해로 기억할 것이다. 작년에 열린 제59회 전국대학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중앙대 야구부가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1975년 전국선수권 대회 승리이후 30년 만에 따낸 승리라 기쁨은 더욱 컸다. 이번에 졸업을 앞둔 야구부 주장 이호진씨(체육대 사회체육학부)에겐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학과수업을 포기하면서까지 4년이라는 대학생활을 거의 야구와 함께 살아온 이호진씨. 그만큼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지난 4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연 30년 만에 우승을 따낸 일을 꼽는다.

“매 경기마다 승패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우승한 날의 감격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무엇보다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자기 소임을 끝까지 다했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나 싶어요” 라며 단숨에 그날의 흥분을 고스란히 전하는 그  몇 달이 지난 경기지만 우승의 감격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 대학시절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운동부 주장으로서 우승에 이르기까지 그간 힘든 일도 많았을 터. 하지만 그는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힘들고 고된 훈련을 강행할 때 힘들기도 했지만 동기들이나 후배들이 정말 불평 없이 잘 따라줬어요”라며 오히려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런 그지만 야구부의 고된 훈련과 빡빡한 운동 스케줄 때문에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학에 들어와서 여러 친구들을 사귀고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 게 대학생들의 당연한 일상이지만 그에게는 이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물론 야구를 선택한 걸 후회하진 않지만 가끔 다른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야구를 하는 후배들에게 “우승한 게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니 우승했다고 너무 자만하지 말고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 경기에 임했으면 해요”라며 관심어린 충고도 잊지 않는다. 덧붙여 “학생들의 자그마한 관심이 선수들에겐 커다란 위로와 힘이 된다는 걸 알고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줬으면 해요”라는 바람도 함께다.

이제 그는 20여 년간 바친 야구의 삶이 아닌 또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가업을 물려받는 일로 제 2의 인생을 앞둔 이호진씨. 그가 야구에 쏟았던 애정만큼 다른 분야에서도 애정을 가지고 잘 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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