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57회, 베니스 영화제 61회, 베를린 영화제 54회. 세계 3대 영화제들이 반세기를 거치며 역사와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 숫자가 어떻게 그 영화제의 질을 대표하겠냐마는 역사와 전통은 영화제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다. 오랜 기간 이어져 내려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화제의 명성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독립영화제로서는 드물게 30회를 맞이하는 영화제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2004’가 그 주인공이다.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용산 CGV11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Never mind'라는 슬로건 아래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영화제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침과 저녁사이>, <색동>, <또 다른 방> 등의 개막작이다. 이 70년대 한국단편영화들은 척박했던 당시 독립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시도의 움직임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과 현재의 작품들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독립영화의 흐름을 살펴 볼 수도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한 14일 독립영화의 ‘지역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비롯해 15일은 지아장커 감독과 중국 독립영화의 현주소를 알아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울타리 넓히기’, ‘골목의 날, ‘진실의 문’ 등 총 309개의 작품이 출품된 이번 행사는 장르에 구분 없이 다양한 형식의 단편영화들이 출품되어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문제제기와 함께 새로운 사고방식들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 홍보 담당 이민희씨는 “일반적으로 독립영화제는 예술전용극장에서 열리는데 이번 행사는 용산 CGV11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며 “독립영화가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관객의 눈을 강조한다.

독립영화는 세상과 사회를 향해 끊임없는 아우성을 외친다. 30년 동안 그 아우성은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울림 없는 메아리일 뿐이었고 그들만의 목소리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독립영화의 힘과 의미는 늘 세상을 향해 존재해 왔다.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Never mind)’고 외치는 그들의 일편단심을 이제는 더 이상 거부하지 말자.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www.siff.or.kr)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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