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소년 레즈비언들의 성정체성 폭로를 협박하여 모텔 등으로 불러낸 고등학교 교사가 구속되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고등학교 교사라는 점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청소년과 동성애자라는 사회적 약자들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가해자는 동성애자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사회적 인식와 미성년자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성애자들의 형사 사법상 인권보호마련의 시급함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사실 동성애자들의 성정체성을 악용하는 범죄 행위는 예전부터 간간히 집계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 접수된 상담사례들에 따르면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 동성애자들에게 외출을 금한다던가, 자진 퇴학을 종용한다던가, 강제로 병원에 입원을 시키는 등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인권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바이다.이들은 단지 남들과 ‘조금’다른 사람들일 뿐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그런 이들이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될일을 스스로 감추고 또는 은연중에 감추거나 남들과 같아지기를 강요받아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속하고 있는 이사회가 동성애를 강요하는 이반 사회고 나 자신은 이성애자라고 하였을 경우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하여야 할까. 사회의 요구대로 동성애를 택하고 나와 같은 이성을 사랑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든 삶이 될까.

사회는 성별, 나이, 외모, 종교 등과 같은 무언가 다른 인격체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곳이다. 비단 성적소수자들의 문제만은 아닌듯하다. 혼혈인이나 비주류적 종교, 사상을 가지고 있다던가, 후천성면역결핍증, 또는 나와 다른 국가와 민족인 외국인 노동자 등 잘 드러나지 않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단 드러나기 시작하면 쉽게 사회적으로 ‘낙인’찍히곤 한다.

이들 사회적 마이너리티들은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며 자신들의 기본적 인권보장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런 문제들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진부한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 당사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인권이 달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는 단순히 나와는 상관없고 내주변 사람들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자신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한 손가락을 내미는 것이 너무나 쉽게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싶다. 밖으로 내민 두 번째 손가락도 나머지 손가락과 다르지 않은데 왜 그렇게 동시에 내밀기 힘든지 모르겠다. 그 나머지 손가락을 움켜지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조금만 눈을 떠보자. 사회속에 조그맣게 메아리치고 있는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들에게 다가가 나머지 손가락을 펼쳐보이자. 그안에 특별한 무언가가 담겨져 있지 않더라도 이러한 손들이 모인다면 이 사회는 조금씩 바뀌어 나갈수 있지 않을까?

이 사회 마이너리티들에게 이제는 괄시의 눈길을 거두고 하나의 손가락만 내밀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손 내밀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사고가 좀 더 확장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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