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는 하늘을 고무공으로 만들어버린다. 둥둥 북소리가 길바닥을 넘쳐와서 잠들었던 애기를 깨워 버렸다. 나는 “저 엿은 맛이 쓰단다”고 애기에게 말했다. 북소리 때문에 나는 서 있기도 싫을 만큼 속이 상했다. 눈을 뜬 애기가 측은하여 함께 툇마루에 나가 나란히 앉았다. |
전생에 한번쯤 그곳을 보았던 것 같다고 했지. 다 허물어진 판자집 마당의 시든 국화꽃들, 수돗가에 놓인 쾌청한 세수대야, 담배를 피우는 노인, 그리고 햇빛 쪽에 나란히 세워놓은 아이들의 흰 실내화…. 그래서 그곳을 지날 땐 내 왼쪽 손의 가난한 너는 손을 꼭 잡곤 했었지.
이 글을 쓴 이윤설씨는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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