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의 저명한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지에 황우석․문신용 교수 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판하는 기고문이 실렸다.

기고문의 작성자인 한국생명윤리학회의 송상용 한양대 석좌 교수는 ‘황 교수 팀은 치료용 배아복제 연구과정에서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관련 논쟁을 발화점으로 생명공학에 대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공방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그간 생명공학은 난치병치료, 노화예방, 수명연장, 경제적 이점들과 같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한정되어 조명되어 왔다.

그러나 과거 생명공학의 긍정적인 면에서만 평가가 이루어 졌다면 지금은 인문학계를 중심으로 생명공학의 부작용, 생명윤리와 관련한 도덕성, 법률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들로 쟁점이 옮겨져 오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경제, 문화, 과학 등 많은 영역들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을 중추로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인류와 함께 급발전해온 과학, 그중 생명공학 또한 자본주의와 땔 수 없는 관계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자본주의는 데카르트의 합리주의, 베이컨의 도구주의, 로크의 경제주의, 프로이트의 자아중심주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서구 중심적인 정복주의와도 맞물려 ‘세속적 관젼으로 타자를 인식하고 사고한다.  

‘ 세속적 관젼은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분석방식을 사용하며 따라서 진리는 사실에 근거한 경험과 논증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같이 ‘세속적 관젼은 생명의 가치가 그 자체로 인정되지 않고 특정한 조건 하에서만 인정되고 존중된다. 따라서 생명은 도구주의적인 하나의 수단으로만 귀결되고 몰가치성을 함축하게 되어 심각한 문제를 낳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제 지금까지의 ‘세속적 관젼에서 탈피 할 때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생명공학이란 본디 인류발전에 이바지 하고자하는 하나의 영역으로 인간생명을 모든 측면에서 존중하는 ‘인격주의적 관젼 중심의 생명윤리가 요구된다. 따라서 인류에게 위해할 수 있는 어떠한 연구도 시행될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인격주의적 관점의’ 생명윤리가 단순히 인간의 생명만을 존중하는 ‘종 차별주의’와는 구분된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이란 생태계와 별도로 구분 지어 질 수 없는 상생관계이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기 앞서 전체 생명에 대한 존중이 전제되어야 ‘인격 주의적’ 생명윤리가 존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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