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

중앙대와 동작구의 대학-지역 연계는 그동안 높은 점수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96년부터 99년까지 4년 연속으로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분야에서 교육부의 교육개혁 추진 우수대학으로 선정되었으며, 지난 99년에는 ‘중앙대학교와 동작구간 지역발전과 우호증진을 위한 교류협력 체결’이라는 연계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교류협력은 명목에 불과할 뿐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당시 동작구 측은 방학기간 대학생 아르바이트 채용 시 일정범위를 중앙대생으로 선발, 졸업예정자의 취업 알선, 우수대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등의 조항을 제시했다. 중앙대 측에서는 도서관의 부분적 개방으로 열람 및 대출 수락, 주민 대상 무료정보화 교육, 대학병원 내 치매노인센터 운영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대학과 구청이 이해관계가 맞을 때만 사업이 진행되므로 사업진행률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었으며, 여기에 1캠 공간ㆍ시설부족 문제까지 맞물려 사업진행의 발목을 잡았다.
걷고 싶은 거리와 중앙대 후원의 집 같은 굵직한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담을 허물고 난 뒤 걷고 싶은 거리를 ‘중앙대공원’이라고 부르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로 열린 공간이 되었지만, 그 열린 공간은 밤이면 몰래 버려지는 주민쓰레기로 골치를 앓기도 했다. 학교와 상점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후원의 집도 학생들의 관심부족, 학교의 홍보부족으로 후원의 집의 특색과 참의미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이렇게 굵직한 사업 외에 일상적인 작은 연계들은 오히려 더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지난 98년부터 사범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검은 돌 열린 학교’는 지역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학교교육을 통해 풀어내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과대 청소년학과에서도 ‘사랑의 동전 모으기’ 등을 통해 지역의 불우한 청소년을 돕고 그들과의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모색하고 있다. 그 외 청룡봉사단의 야학이나 상도동 철거촌에 문을 연 공부방, 각종 봉사동아리의 지역기관 봉사활동,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연(2002년 5월 문화행사 ‘슬기둥’ 공연) 등이 진행되어왔다.     

“저도 중앙대 농구코트에서 농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대학생 형들은 우리가 농구하는걸 보고는 비키라고 했어요.” 어느 날 신문사로 도착한 편지 한 장에는 1캠 자이언트 구장에서 농구하고픈 중학생들의 소박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이는 학교와 지역 사이의 물리적인 담은 이미 허물어져 있지만, 학생과 주민들 사이 ‘마음의 담’은 여전히 높이 쌓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렇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대학과 지역 사이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벽돌로 만들어진 담을 허무는 것 보다 ‘마음의 담’을 허물고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대와 동작구의 연계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한 그간의 노력만큼,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기’라는 일상적 고민이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성

 2캠의 국악대와 예술대는 안성과 연계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예술의 도시답게 안성은 연일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중앙대 학생들과 교수진이 이 같은 안성의 문화행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다.

 안성의 최대축제인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는 대학과 지역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얻은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악대 최종실 교수는 이 행사에서 무대 총감독을 맡았으며 국악대 학생들은 사물놀이, 줄타기 등 여러 마당놀이에 참여하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이 밖에도 <내혜홀 예술제>, <중앙인 한마당> 등은 대학과 지역 간의 벌어진 틈을 메꿔 나갔다.

 또한 학교 정책 차원에서도 캠퍼스 안에 지역을 끌어 들이는 노력을 부단히 시도했다. 중앙대 평생 교육원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강좌나 어학강좌 등을 신설하며 교육의 기회를 넓혔다. 그리고 체육대 스포츠 배움터나 헬스장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책을 대여해 주는 제도는 높이 사줄만 하다.

 한편 안성에서도 중앙대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중앙대와 안성의 거리를 한걸음 가깝게 했다. 학생들을 위한 컴퓨터 강좌나 영어강좌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으며 국악대의 협소한 연습실의 대안으로 시민회관이나 남사당 전수관 등을 전용 연습실로 대여해 주고 있다.

 안성 상권을 대상으로 하는 <후원의 집> 제도의 수익금은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으며 시에서는 매년 학생들을 위한 일정한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반면 아쉬운 점도 드러난다. 평생교육원에서 마련한 강좌들이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폐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안성에서 학생들을 위해 방학 중 배낭여행비 일부를 지원하였던 제도 또한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폐지된 사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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