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영화관객 천만시대.’ 이는 현재 우리나라 문화현상을 대표하는 말들이다. 최근 몇년간 한국 대중문화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 성과만을 보며 문화의 성공적 발전이라 정의내리는 것은 합당한 판단일까?

지난달 26일, 인디문화의 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취재하는 도중에 만난 홍보담당자 조수정씨(32)는 독립문화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다.

“독립문화 예술제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각종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우선 공연장이 협소하고 무대시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요.” 이러한 그녀의 말은 공연 관람을 위해 행사장을 찾은 순간부터 공감할 수 있었다. 협소한 무대공간, 낡은 조명장비 등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만 따지더라도 열악한 환경이었다.

독립문화제가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치러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 비영리적 축제라는 성격상 그 누구도 협찬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빈곤한 축제가 기획될 수 밖에 없고, 이와 더불어 독립문화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정부지원을 전혀 받지못해 무산되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주 ‘서울 아트시네마’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도 국가지원부족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몇 안되는 영화관 중의 하나인 ‘서울 아트시네마’가 건물 임대료문제로 인해 폐관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임대료는 국가에서 유일하게 아트시네마를 위해 투자하는 지원금이었다.

독립문화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대중문화와는 달리 사회에서 조명받지 못하는 이른바 ‘비주류문화’이다. 비주류문화는 대중문화와 표면적으로 상반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자체가 문화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따라서 독립문화를 등한시하면 문화사업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가 발생하며, 반대로 독립문화가 발전이 곧 전체 예술문화의 활성화로 연결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은 눈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하여 이렇게 중요한 ‘독립문화’에 대한 투자에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문화조차 영리를 추구하는 ‘상업적 문화흐름’에 의해 독립문화 입지가 축소되고 문화예술 전체의 조화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독립문화의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작업공간과 대담한 문화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초적인 지원이 보장되어야만 독립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문화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급한것은 독립문화 활성화를 위한 국가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신경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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