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앙대학교에 시대착오적인 공안기관의 학내사찰 요원, 일명 프락치가 출현했습니다.

하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중앙대 프락치 사건을 전후하여 터진 일련의 비슷한 사건들이었습니다. 단국대에는 군인들이 난입하여 한미연합 을지포커스 렌즈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단과대 수색훈련을 벌였고, 8월 29일과 9월 3일 양일에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간부 2명이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또한 민주노동당 전국,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의 집에 형사들이 들이닥쳤으며 미행이 붙어 간신히 피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나만 보아도 쉽게 믿겨지지 않을일이 한꺼번에, 그것도 단 요 며칠 사이에 일어난 것입니다. 초대형 조작사건의 징후라는 강력한 규탄과 비난의 목소리들이 도처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일이 급작스레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국가보안법 존폐논쟁일 것입니다. 연일 신문지상의 톱을 장식하고 있더군요. 이러한 국가보안법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매번 일어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대형 조작 사건입니다.

남한 사회에 아직도 북한을 추종하는 불순세력이 있으니 국가보안법 유지는 불가피하다라며 애꿎은 진보인사들을 허구의 조직 속에 묶어 잡아들이는 것입니다. 매번 써먹어 안 먹힐법도 한데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어느 정도 통하는 방법입니다. 이제 이러한 조작 사건의 타겟이 신흥 학생운동 세력이자 일약 제 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이제 그렇게 호락호락 수구세력의 조작놀이에 놀아날만큼 미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60여년간 이땅을 지배해 온 수구세력과 공안기관들을 대대적인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으로 맞받아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증거없이 빨갱이로 몰아 잡아가두는 헌법위의 막걸리법, 국가보안법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학내사찰과 같은 일들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 국가보안법 철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중앙대 다른 분들도 작은 것이나마 함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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