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지나고 길이란 길 다 끊어진 시간 그때 비로소 그립다. 기억의속주머니 속에 넣은 사람들 그들의 스냅사진, 또는 쓸쓸한 웃음. 지금 전화하면 안 될까? 부러 취한 목소리로 보고 싶어서 전화했노라면 안 될까? 구름 저 밖 별 초롱한 밤 그들이 더 짓지 않을 표정 문득 던진 말들 오소소 소름돋듯 다시 그리워 편지를 써도 내일이면 부치지 못할 걸. 지금 전화하면 안 될까? 정말 보고 싶다고. 전보라도 치면 안 될까?                                                      - 강창민, 『이 시대의 그리움』

새벽 4시 캐나다로부터 온 한통의 전화 속에서 1년 만에 듣는 너의 목소리. 몇 번이나 망설였겠지. 잘 산다고, 여기는 행복하다고 말하려 했겠지. 지구 저쪽은 환한 대낮, 빈 집의 텅 빈 거실에서 수화기를 붙들고 너는 울고 있었지. 보고 싶다고…그립다고….

이 글을 쓴 이윤설씨는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