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에 대한 문제의식과 환경에 대한 고민, 종이컵 제작에 드는 외화낭비를 막아보자는 취지하에 제1캠퍼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종이컵 없애기 운동'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종이컵 없애기 운동의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학내에서 일고 있다.

환경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하에 전개된 이러한 '종이컵 없애기 운동'은 시행전부터 시행여부나 방법, 절차 등에 관한 문제가 학내 제주체간에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시행 후 전개될 부작용보다는 취지의 긍정성이 운동전개의 당위성으로 작용하여 시행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8개여월이 지난 지금, 가방에 자기컵을 달고 다니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9월말 중대신문이 실시했던 중앙대 의식조사에서 재학생 중 70%의 학생들이 자기컵을 소지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으며 항상 소지한다는 학생은 7.8%에 불과했다. 그나마 자기컵을 소지한다는 학생들 중 상당수도 위생상의 문제 등으로 자기컵 사용이 꺼려진다고 답했고 컵을 음료용 컵이 아닌 재떨이나 양치용으로 이용하는 학생도 상당수였다.

당초 총학생회가 의도했던 자기컵 활용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캔커피 이용의 증가로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하였다는 지적과 캔음료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 심화에 대한 우려가 이 운동의 기반마저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사태를 연출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는 시행전이었던 작년과 98학년도 자판기 월별 매출액을 5월부터 11월까지 비교했을 때 작년 1억1천2백67만6천원에서 올해는 3천4백5만9백원으로 70%정도 자판기 수익이 감소된 것에서 드러나고 있다. 반면 캔커피는 작년 18만67잔에서 올해 48만1천9백82잔으로 집계돼 267.67%라는 대폭적인 수량 증가율을 보인 것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매년 신입생과 복학생들을 위해 새로 제작되어야 되는 컵제작에 따른 예산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 비용이 교비에서 충당되는 것을 감안할 때 결국 학생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장학금 및 각종 학생복지기금으로 환원되는 자판기 수입이 감소되어 학생들은 컵제작에 드는 비용보다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이 운동을 전개시키는 과정에서 앞으로 사용시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제언에 대해 단지 '참아내자'는 당위성만을 반복했던 총학생회의 모습은 학생들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 9월21일에는 전산센타와 대학원 건물의 자판기가 종이컵 자판기로 다시 환원되었다. 이에 대해 이희성(의대 의학과 교수)관리처장은 "야간 직장인들의 수업이 많고 외부 인사들의 강연과 출입이 잦다는 특수성이 인정되어 부득이 종이컵 자판기로 환원시켰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결국 학내에서조차 종이컵 추방이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보여준 결과였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학생들의 인식에 획기적인 전환이 없이는 종이컵 없애기 운동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종이컵 자판기를 부활시키고 대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여 환경오염의 피해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종이컵 없애기 운동이 제 위치를 찾고 있지 못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으며 당장 99학년도 신입생 입학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고려해 볼 때 이 운동의 활성화 방안내지 원점으로의 재논의 등 어떤 형태로든지간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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