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가야할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근대 중국의 중요한 사상가이자 작가인 노신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의 주위를 휘감았던 비참함이 바로 이러했습니다. 개발독재체제를 거쳐 선진국으로의 진입이라는 헛된 꿈이 깨어지고 난 뒤의 우리 사회의 모습 속에서 날로 악화되어가는 실업난과 취업난, 50년만의 정권교체가 가져온 기대에 비해 더욱 깊어지는 정치권력에 대한 체념과 분노. 민족통일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오직 자본과 경제의 논리가 통째로 집어삼키는 이 땅의 현실에서 오히려 정리해고의 위협에 시달리는 노동자나 생존권까지 박탈당하며 고통을 전담하고 있는 서민에 비한다면 우리의 절망은 아직까지는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러하기에 감히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며"라고 쉽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는, 하지만 무엇인가를 이야기해야만 하는 오늘입니다. 그 어떠한 뚜렷한 대안도 낙관할 수 있는 전망도 없지만 그러하기에 우리들 속에서 대안을 찾아가야만 하며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들의 삶과 이 사회의 전망으로 서야하는 까닭입니다."꿈은 혼자 꾸면 개꿈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같이 꾸면 현실이 된다."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속에 일치된 행동을 합의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 전망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힘은 바로 그러한 과정을 실천하는 속에 깃들여져 있습니다. 불투명한 대학 현실 속에 나름의 살길을 찾아나가는 것에서부터 절망의 늪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일은 시작될 것입니다.
우리 이제 같은 꿈을 꾸자는 것.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분과 함께 꿈꾸고 싶다는 자주적 총학생회의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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