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끼니’와 관련한 인상적인 문장이 있다. “끼니때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이는 ‘어제의 끼니가 오늘의 끼니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한탄이기도 하다. 

  지난 호 중대신문 1면은 ‘점심은 먹고 다니십니까’였다. 중앙인의 숙명과 같은 끼니의 문제를 다루었다. 대안을 모색한 기자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서윤호 기자는 서울대에서 식당 혼잡도를 공유하는 것과 연세대에서 학식 사전주문이 이뤄지는 사례를 들어 혼잡도 개선 가능성을 탐색했다. 이에 비해 총무처의 대응은 다소 아쉬웠다. 총무처는 캠퍼스내 대체 식당 추가 입점 계획을 밝혔다. 환영할 만한 대안이지만, 장기적이면서도 구조적인 해결 방안이다. 매년 3월에 한정해서 추가 인력을 임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 등 유연한 대안도 적용 가능하다. 중앙인의 ‘끼니’ 문제가 가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중대신문은 집요하고 근성 있는 후속 보도를 당부한다.  

  1면은 중대신문의 자랑이다. 지난 호 ‘점심은 먹고 다니십니까’가 그러한 중대신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지난 호 중대신문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지면 배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제2055호는 종합, 특별인터뷰, 보도기획, 사회, 문화, 사진, 사람, 소통, 시선, 브리핑룸으로 지면배치가 이뤄졌다. 개강호이니 특별호처럼 꾸며졌을 것이다. 제2056호는 브리핑룸이 앞으로 오고, 사회, 사람, 사진, 문화 등의 순서로 배치되었다. 그런데 지난 호 제2057호는 브리핑룸, 여론, 문화, 사회, 사진 순으로 배치되었다. 지면의 안정적 배치가 정착하지 못한 듯하다. 안정적 지면배치는 독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에, 특별호를 제외하고는 지면을 안정적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

오창은 교수
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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