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마루에서 열린 소래얼의 사물놀이 버스킹 현장은 수많은 관객의 박수 소리와 함께 마무리됐다. 그들의 사물놀이는 관객에게 큰 즐거움과 흥을 선사했다.
중앙마루에서 열린 소래얼의 사물놀이 버스킹 현장은 수많은 관객의 박수 소리와 함께 마무리됐다. 그들의 사물놀이는 관객에게 큰 즐거움과 흥을 선사했다.

 

13일 저녁, 소래얼은 중앙마루에서 ‘동아리박람회 버스킹’을 가졌다. 이곳에서 소래얼은 관객과 호흡하며 농악의 매력을 널리 알렸다. ‘웃다리 사물놀이’를 연주하며 관객들의 흥을 돋운 소래얼. 그들은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고 악기 소리를 들으며 점차 중앙마루를 국악기의 소리로 가득 채웠다. 흥이 넘쳐흐르는 소래얼의 버스킹 현장을 생생히 담았다. 

  점점 고조되는 흥(興) 
  민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위풍당당하게 무대에 오른 5명의 소래얼 부원(이학률·정예현·최재혁·김윤희·이상진)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연주를 시작할 채비를 마쳤다.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박수 소리를 들으며 양반다리 자세로 바닥에 앉은 소래얼. 그들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심스럽게 웃다리 사물놀이의 연주를 시작했다.  

  공연은 ‘소래얼~’이라는 선창과 함께 시작됐다. 곧이어 관객이 ‘얼씨구~’ 소리로 선창에 크게 화답했다. 관객과 말을 주고받으며 시작한 소래얼의 공연은 곧 중앙마루를 사물놀이의 매력으로 물들여갔다. 북의 연주로 사물놀이의 포문을 연 소래얼은 이후 꽹과리와 장구가 조심스럽게 장단에 합류해 점점 빠른 속도로 가락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 꽹과리의 독주 가락이 중앙마루를 가득 채우더니, 부원들의 ‘얼쑤~ 좋다~’ 추임새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공연 중반쯤에는 기자가 꽹과리 연습을 했을 당시 배웠던 장단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기자는 내심 반가웠다. 서로의 악기 소리를 들으며 소통하듯 연주하는 소래얼의 모습도 압권이었다. 점점 흥을 더해가는 사물놀이 현장 속에서 꽹과리와 상쇠를 맡은 최재혁 부원 (전자전기공학부 2)과 장구를 맡은 정예현 소래얼 회장(도시계획·부동산학과 2) 사이에 눈빛 교환이 이뤄졌다. 그들은 눈빛을 통해 서로의 장단을 맞춰나갔다. 그 사이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점점 사물놀이의 가락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중반부에 다다른 사물놀이는 ‘뚝’ 소리와 함께 장단의 변화를 맞이했다. 이후 꽹과리가 빠르기를 조절하며 사물놀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더니 이에 맞춰 북과 장구가 빠르기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사물놀이의 흥은 더욱 커졌다. 각자 절도 있는 자세로 박자에 맞게 악기를 치는 사물놀이의 모습이 마치 칼군무를 보는 듯했다. 자유자재로 꽹과리를 조절하며 연주에 몰입한 최재혁 부원의 모습에 김윤희 부원(공공인재학부 2)과 이상진 부원(화학신소재공학부 2)이 화답하듯이 장단에 맞춰 더욱 세게 북을 치기 시작했다. 점점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사물놀이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관객과 하나 되어 
  버스킹 무대가 시작한 지 약 10분이 지났을 무렵 북과 장구, 꽹과리와 징은 한 몸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때 소래얼은 웃다리 농악을 구성하는 장단 중 하나인 별달거리의 한 사설을 크게 외쳤다.  

  “하늘 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 올해도 대풍이요 내년에도 풍년일세 /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대낮같이 밝은 달아 / 어둠 속의 불빛이 우리네를 비춰주네” 이에 관객도 함께 별달거리 사설을 읊으며 소래얼의 사물놀이에 큰 박수로 호응했다. 같은 공간 속에서 처음 마주한 관객과 흥을 나누고 즐거움을 표현하는 풍물놀이의 매력이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북과 장구, 꽹과리가 장단을 주고받으며 사물놀이는 절정을 향했다. 징을 치고 있던 이학률 부원(간호학과 2)이 징을 내려놓고 꽹과리를 들기 시작했다. 이후 최재혁 부원과 장단을 또 주고받으며 사물놀이의 흥을 더욱 키웠다. 두 사람의 꽹과리 소리가 합쳐가면서 더욱 큰 소리를 내었다. 꽹과리의 울림은 점점 중앙마루에 신명 나는 분위기를 선사했다. 기자의 눈앞에 마치 농사지으며 풍악을 울리는 옛 선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달그락거리는 꽹과리 소리와 함께 사물놀이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꽹과리와 북, 그리고 장구가 똑같은 장단을 같은 박자로 치며 마무리하자 김윤희 부원과 이상진 부원이 어깨에 북을 이고 세게 치기 시작했다. 이때 관객들의 호응은 최고점에 다다랐다. 사물놀이를 향한 소래얼의 열정에 많은 관중이 자리에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사물놀이를 끝내는 지점에서 소래얼은 팔을 하늘로 치켜세우며 버스킹의 끝을 알렸다. 이후 인사굿 장단을 연주하며 모든 공연이 마무리됐다. 곳곳에서 박수가 쏟아졌고 ‘소래얼 멋있다’는 찬사가 나왔다.

  사물놀이 버스킹을 끝내고 소래얼은 107관(학생회관) 1층 로비에 모여 공연을 복기했다. 버스킹에 참여한 부원들의 얼굴에는 아리송한 표정이 보였다. 악기 연주에 몰두하다 보니 관객들의 반응을 잘 살피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자는 뜨거웠던 관객의 반응을 부원들에게 전했다. 그래도 그들의 얼굴에는 아리송한 표정이 가시질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무대를 떠난 소래얼. 그들은 510호에 위치한 동아리 방으로 복귀하는 동안 다시 한번 무대를 곱씹어봤다. 악기 연주에 몰입하느라 관객의 호응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는 그들. 이미 그들은 많은 관객에게 우리 전통 음악의 매력을 널리 알렸다. 서로 고생했다며 토닥이는 소래얼 부원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살피며 기자는 유유히 510호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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