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의 정리 정돈 상태가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방인데 시간적 여유가 있고 컨디션이 좋을 땐 방이 깔끔하고 내게 가장 포근한 공간이 되지만, 정신없이 바쁘거나 의욕이 전혀 없을 땐 방 정리에 쏟을 시간보다 당장 업무를 처리하거나 그저 쉬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 내게 가장 불편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문득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방을 정리하라고 하셨던 말 속에는 어질러진 내 공간을 정돈하며 늘어져 있는 내 모습도 함께 변화하기를 바라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인 전 미 특수작전 사령부 윌리엄 H. 맥레이븐이 “성공하려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부터 정리하라!”라는 말이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비법은 드라마틱하고 어려운 일에서 기반을 둔 것이 아닌, 모두 방의 정리 정돈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가장 나와 밀접하고 사소한 공간인 방부터 정리하지 못한다면, 더 넓은 사회 속 공간 및 무언가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충분한 에너지가 없고 온전하지 않은 나의 현재 상태와 닮은 방을 보게 된다면, ‘아, 내가 지금 너무 지쳤거나 여유가 없구나’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방의 정리 정돈이 끝났다면, 이제는 ‘정보 정돈’ 할 차례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고, 그중 정확하고 필요한 것을 선별하며 그 과정에서 개개인은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무작정 쌓아 두기만 한다면 그 정보 중 어떤 정보가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지, 해당 정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지면 정보의 가치가 발휘되기 어려워진다. 방의 상태가 나의 현재 상태를 비추고 있듯이, 수집한 정보들의 정리 상태도 현재 나의 상태를 나타낸다. 요즘 내 휴대전화엔 ‘저장공간이 부족합니다.’라는 문구가 종종 뜬다. 무작정 파일을 쌓아두기만 했으니 그럴 수밖에.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기록할 수 없다. 방을 정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게으름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끊임없이 정보를 정돈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며 이 과정이 발판이 되어 성장할 수 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사소한 일 같지만, 타인의 통제가 없기에 자칫하면 게을러질 수 있는 방 정리와 정보 정리. 그렇기에 딱 10분. 바쁘디바쁜 일상 속에서 10분 만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한다면, 이 짧은 시간들이 모여 더 나은 하루가 되고 일상이 되어 더욱 값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게으름에서 벗어나 자고 일어난 침대부터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하루의 시작부터 침대를 정리하는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행위를 통해 하루의 끝에 다시 침대로 돌아왔을 때 부지런하게 움직였던 모습이 다시 생각나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할지도.

김지수 학생
문헌정보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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