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노인. 거대한 청새치를 잡기 위한 그의 여정은 우리의 인생과도 사뭇 닮아있는 듯합니다. 인내와 절망으로 점철된 고통스러운 인생의 단면을 생생히 보여주기 때문일까요.

  진정한 고통은 청새치를 잡은 직후 시작됩니다. 노인은 청새치를 사수하기 위해 온몸을 바쳐 싸우는데요. 처절한 사투에도 불구하고 청새치의 살점은 한 줌 모래알처럼 바스러져 드넓은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우리는 누구나 청새치를 잡길 꿈꾸며 살아갑니다. 각자 마음 한켠에 자신만의 청새치를 상상하며 인생이라는 여정을 헤쳐 나가죠. 그러나 사실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는 청새치를 잡으러 가는 여정의 길목 위에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청새치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죠. 설령 청새치를 잡지 못한다고 해도, 희망은 그렇게 우리를 살아내게 합니다.

  그러니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행복을 짓밟지 않아야 합니다. 거기에 마음속 부적처럼 지닌 희망과 그 꿈을 응원해 주는 동반자만 있다면 그것 자체로 꽤 만족스러운 인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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