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간의 변화에도 남들보다 기민하게 유행을 포착한 뒤 곧장 시도하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능력은 프랜차이즈 회사 인턴 2년 차인 내게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기록’인데, 돌이켜보면 기록조차도 유행에 따라 새롭고 내게 잘 맞는 방법대로 실행해 나갔다.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10년간 기록해 왔던 방법에 대해, 기록이 거쳐 온 유행을 되짚어보며 이야기해 볼까 한다. 

  초등학교 일기 숙제와 같이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기록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5년 중학교 시절 ‘공스타그램’을 운영하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것이 보이면 바로 실행해 보는 성격이 인스타그램에 발을 딛게 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마주친 사진 한 장은 목표지향적인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누군가의 공부 기록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보고 직감했다. ‘아! 이렇게 공부 기록을 사진으로 남겨 공유하면 큰 동기부여가 되겠구나!’ 그렇게 공스타그램을 시작하며 어느덧 사진 업로드를 위해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들었다. 

  공스타그램을 1년쯤 운영했을 때, 문구업체 모트모트가 당시 인기 해시태그였던 공스타그램을 겨냥해 ‘모트모트 플래너’로 등장했다. 실제로 모트모트는 공스타그램에 엄청난 파동을 줬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공부 기록을 넘어, 더 깔끔하고 예쁜 플래너 사진을 올리고자 하는 욕심을 불어넣었다. 나 역시 지금과는 다른 날 것의 초창기 모트모트 웹페이지에서 상품을 구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기록을 ‘꾸미는 일’은 다이어리 꾸미기로 귀착했다. 유튜브에 ‘다꾸’ 영상이 다수 업로드되면서, 일기 한쪽을 스티커와 메모지로 꾸미기 시작했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일’은 어렵지만, 일기를 ‘꾸미는 일’은 즐거운 작업이었다. 이 때문에 왠지 일기를 더 자주 쓰게 됐다. 대학생이 된 지금의 나는 한쪽을 단 하나의 펜으로 기록하고 꾸미는 방법으로 일기를 쓴다.  

  그리고 이제는 ‘노션’이 또다른 기록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사람과의 공유도 빠르고 다양한 템플릿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계획을 세워야 할 땐 필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하는 방법이 더 다양해졌다. 누군가는 V-log를 유튜브에 올려 자기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하고, 몇 해 전부터는 네이버 블로그에 다시 높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앞서 기록의 방법에도 유행이 있음을 언급해 왔지만, 내가 가장 편하게 여기고 때문에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의 내가 어떤 과거들을 지나 여기까지 왔는지 기록해 둠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고 결정할 힘을 얻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를 기록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마저 나를 기록하고 있으니. 


전수빈 학생
소프트웨어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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