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예나 기자
사진 최예나 기자

학부 등록금 동결 기조 변화할 듯 

광명병원 등 의대 실습공간은 충분 

AI·SW 융복합에 심혈 기울이겠다

지난해 10월 박상규 총장의 연임이 의결됐다. 임기는 3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2년이다.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의대 증원 등의 굵직한 난관이 대학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중앙대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2월 28일 박상규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2년간 재임하는 것에 관한 소감은. 

  “중앙대의 총장으로서 재임하게 된 것에 관해서는 다른 감정보다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처음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부싯돌’과 같은 심정으로 일하겠다고 말한 바 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큰 불꽃이 될 불씨를 만들어내는 부싯돌처럼 중앙대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일들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앞으로의 2년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지난 임기를 자평하자면. 

  “총장으로 취임하며 중앙대의 목표를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으로 설정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2023년도 전국대학 대학연구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중앙대는 2022년 기준 약 1926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했습니다. 이는 종합사립대학 기준 전국 5위에 해당하는 성과입니다. 서울권 주요 대학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공계 대학의 비율이 낮고 교원 수가 많지 않음에도 이러한 성과를 이뤄낸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4단계 BK21 사업’에서도 매우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2020년 15개의 연구단·팀이 사업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진행된 중간평가에서는 3개의 연구단·팀이 추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총 18개의 연구단·팀을 운영함으로써 중앙대의 높은 연구 경쟁력이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교육 부문에서는 학습자 맞춤형 교육지원 시스템인 ‘CAU e-Advisor’를 구축했습니다. CAU e-Ad­visor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는 것은 물론 체계적으로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학업 계획·수강 신청·비교과 활동 등 대학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학사 행정 서비스를 구현해냈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중앙대 학생들이 자연스레 인공지능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 내린 결정이었는데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만족합니다.  

  또한 양캠 취업률 수치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공시된 취업률 수치에서 중앙대가 역대 최고치인 약 72%(서울캠 약 72.4%, 다빈치캠 약 70.1%)의 취업률을 달성하며 서울 주요 대학 중 종합 4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다빈치캠의 경우 예체능 학문 단위의 학생이 많아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음에도 70%가 넘는 취업률을 달성했습니다. 앞으로도 중앙대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탐색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자 합니다.” 

  -BK21 중간평가는 어떻게 준비 중인가. 

  “4단계 BK21 사업은 미래인재 사업과 혁신인재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올해에는 혁신인재 사업 중간평가가 예정돼 있습니다. 혁신인재 사업 에너지신산업, 바이오·헬스, 반도체·디스플레이, IoT(사물인터넷) 등 융복합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선 중간평가 대상 교육연구단들의 사업 성과와 실행과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각 교육연구단의 강점을 살피는 것과 더불어 개선점을 도출하는 등 평가 항목별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했는데. 

  “앞서 말했듯이 중앙대는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정부 정책이 바뀐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실제로 2023년 중앙대의 전체 교외연구비 중 약 59%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두 정부 부처로부터 수주한 몫입니다. 대학의 교외연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부 부처들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중앙대뿐만 아니라 대학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앙대의 대비책은 마련됐나. 

  “예산이 삭감됐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2024년도 정부R&D사업 부처합동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예산이 감소하고 있기는 하나 국가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예산은 약 5조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3% 정도 늘어났습니다. 중앙대는 정부가 국가전략 기술 분야로 지정한 고위험 생물의학·인공지능·반도체·디스플레이·사이버보안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대의 미래 연구 방향과도 부합하는 해당 분야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해 R&D 예산 감축 문제를 타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나아가 정부 의존형 구조를 극복하는 데에도 힘쓸 생각입니다. 연구성과를 통해 창출하는 산업체 수익과 기술이전 활성화를 통한 기술료 수입을 확대하는 연구성과 활용 구조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산학협력정보지능센터를 중심으로 산학협력 쌍방향 플랫폼인 ‘CAU-KITE’를 구축해 산학협력을 한층 활성화하겠습니다.” 

  -올해 학부 등록금이 인상되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국가장학금 2유형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제와 더불어 반값등록금이 본격 시행된 것은 2012년도입니다만, 그 이전부터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들은 올해까지 15년간 등록금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일부 사립대학 중에선 지난해부터 국가장학금 2유형을 포기하고 등록금 인상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중앙대의 등록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올해의 경우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부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기에 이를 따를 생각입니다. 혹여라도 등록금 인상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면 중앙대 구성원분들과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할 것입니다. 

  사실 학부 등록금이 오랜 시간 동안 동결돼 온 것은 대학 재정 운영의 측면에서는 큰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계속 손을 놓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입니다. 대학의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각종 규제를 한시라도 빨리 완화해 재원 확보 방안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대학원생·유학생의 등록금은 계속 오르는데.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 위해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만을 인상한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학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는 여러 현실적 상황이 존재하다 보니 그러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 인상은 각각 대학원의 근본적인 발전과 외국인 유학생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결정된 사안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중앙대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합니다. 이를 위해선 우수 대학원생 유치와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 등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재원이 마련돼야 합니다.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의 등록금 인상은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발전을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유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학생 대상의 질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을 통한 재원 확보가 필요합니다. 인상된 등록금을 바탕으로 중앙대는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과 인프라 지원에 힘쓰고 있으며 유학생이 집중되는 학과의 경우 연구원·주임교수 등의 인력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이 이뤄질 경우 교육의 질 문제 없나. 

  “중앙대는 양질의 의학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환경 확충 계획을 이미 마련해 둔 상태입니다. 지난해 108관 6층과 7층에 의학도서관을 새롭게 개관했으며 ‘i-Creator SMART-PBL room’ 등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의대는 교육 특성상 PBL(Problem Based Learning, 문제중심학습) 방식의 강의실이 필요합니다. 첨단 장비가 도입된 i-Creator SMART-PBL room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증원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경우 108관을 포함해 기존 105관(제1의학관)과 106관(제2의학관)의 공간 재배치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재배치를 통해 증원 인원을 수용할 교육 공간과 시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의대 교육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돼 있는 임상실습의 경우 중앙대 광명병원이 성공적으로 개원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입니다. 2029학년도부터 중앙대 광명병원이 임상실습기관으로 참여할 계획이기에 양질의 임상실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의대생의 개강이 미뤄진 상태다. 

  “원래 의대의 경우 2월 19일 개강 예정이었으나 그다음 날 대부분의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해 학사일정을 3주 연기했습니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중앙대의 경우 현재로서는 8일 학사일정 재개 예정이기는 하나 그때까지 정부와 의사 단체 간에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3월 말까지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치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문제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학 내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CAU2030+, 실현 가능한가. 

  “중앙대는 대학 발전의 로드맵인 중장기 발전계획 ‘CAU2030’을 개편한 ‘CAU2030+’를 새롭게 공표했습니다. CAU2030과 CAU2030+의 가장 큰 차이는 기존 5개 전략 사업을 구체화하고 10개였던 전략 과제를 15개로 확대 개편한 점입니다. CAU2030+을 공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행도를 논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습니다. 전략 사업과 전략 과제 등이 새롭게 설정됐고 이에 따라 2024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CAU2030+가 추진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진척 사항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며 실행력을 제고할 계획이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CAU2030+의 진행도를 논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합니다.” 

  -향후 2년간 중앙대 운영 계획이 궁금하다. 

  “최근 들어 여러 지표를 통해 지난 4년간 걸어온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목표가 유효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야 할 시기입니다. 특히 미래 사회를 이끌 여러 첨단기술 중에서도 핵심으로 손꼽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모든 학문 단위가 AI·SW와 융합돼야 합니다. 본인의 전공에 AI·SW 역량을 겸비한 학생들이 산학 프로젝트와 인턴십 등을 경험하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상호 협업을 통해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들로 거듭나도록 세심히 살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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