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교수로 부임하여 갓 입학한 지도 학생들을 처음 만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 학생들이 4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면담에서 학생들은 직업이나 진로를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물었고, 대답하다 보니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이제 사회로 나아갈 첫 지도 학생들, 그리고 그 외에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전해보고자 한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우선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좋아하는 일’은 그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 또는 보람을 느끼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일에 몰두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 ‘좋아하는 일’을 여러 방면에서 찾아보며 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를 권한다. 좋아하는 일 중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직업으로 선택했다면, 나는 댄스가수나 웹툰 작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노래나 춤, 그림 실력이 그 일로 먹고 살 만한 수준이 전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재밌기도 하지만 보람을 느꼈던 일을 직업으로 선택했다.  

  또 하나는 잘하는 일이어야 한다.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일을 해내는 정도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훌륭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럼 내가 잘하는지 어떻게 알까? 해봐야, 그것도 꾸준히 열심히 해봐야 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일들은 재능보다는 성실함이나 꾸준함을 요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부분 사람이 처음 입사하고 나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무던한 마음을 가지고, 처음에는 누구나 힘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텨보았으면 한다. 어떤 일을 꾸준히 성실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전과는 다른 순간이 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덮어놓고 열심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령 있게 열심히 하면 좋겠다. 투입하는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노력의 방향이 어땠는지가 문제일 수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해본 사람의 조언을 얻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니다 싶으면 다른 일을 해보면 된다. 청춘의 가장 큰 축복은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제일 많이 한 생각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였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찾으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나는 학생들이 타인과의 비교 혹은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에게 더 집중하여,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았으면 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평생 직업,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다. 여러 직업, 여러 직장을 가지게 될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이원 교수
적십자간호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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