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SPC 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외주 설비업체 직원 머리 위로 철제 컨베이어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3개월 전 야간작업 도중 끼임 사고로 20대 노동자가 참혹하게 숨진 바로 그 공장이었다. 

  지난해 10월 SPL 노동자 사망 이후 인간성 잃은 SPC의 대처에 ‘죽음으로 만든 빵을 거부한다’며 SPC 계열사 불매운동이 전국에서 일었다. 이에 허영인 SPC 회장은 안전경영위원회를 만들고 작업 환경 개선에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불매운동을 잠재우기 위한 속 빈 조치였다. 사과 직후 SPC의 성남 제빵공장에서도 끼임으로 인한 손가락 절단.골절 및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러나, 5월 9일 SPC삼립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약 14.8%, 약 22.4% 증가했다. ‘포켓몬빵’.‘산리오빵’이 불티나게 팔리는 사이 불매운동은 사그라든 것이다. 기업의 비윤리적 경영 방식에 의한 산재가 반복되지만 잠깐의 질타에 그쳤다. 노동환경 개혁도, 여론의 감시도 부족했다. 국민들의 공분은 어디로 흩어졌는가.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한 번의 대형재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29번의 중형 재해가 있고, 이는 300번의 사소한 재해가 방치된 결과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방관 아래 묵살된 사고들이 쌓이고 쌓여 대형재해로 이어지고 있다.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된다는 이유로 작은 산재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사망 사고가 아님에 안심하기보다 대형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 더 많은 생명을 잃기 전에 사소한 부상과 사고에도 분노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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