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의 설렘으로 울긋불긋 물들었던 양 볼에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스치고 있습니다. 바람결을 따라 2023학년도 2학기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희로애락이 담긴 일련의 기억으로 빚어낸 이번 학기, 지금 이 순간이 훗날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이번 주 여론부는 캠퍼스 곳곳을 거닐며 한 학기 동안 중앙대 학생들이 그린 여정을 되짚어봤습니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중앙인 여러분이 한 학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끝까지 파이팅하CAU! 글·사진 정다연 기자 almostyeon@cauon.net
 


  ■ 강민희 학생(TV방송연예전공 2) 
  “의외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연기 도중 충동적으로 표출되는 감정과 행동이 있는데요. 이를 의외성이라고 합니다. 일상에서 예상치 못한 의외성을 찾으면 기분이 좋은 날이 되더라고요. 이 단어를 나중에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죠. 며칠 전 제가 TV방송연예전공의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는데요. 평범한 학생으로서 학교를 다니던 제 삶에 의외성이 찾아온 것이죠. 학생회장으로서 TV방송연예전공을 잘 이끌어나가 보겠습니다!” 

  ■ 고혜진 학생(문헌정보학과 4) 
  “도서관 같은 한 학기였습니다. 이번이 중앙대에서의 마지막 학기인 만큼 학점 등을 이유로 수강하지 못했던 무역이나 보험 분야 전공 수업을 들었습니다. 또 대학생 신분으로만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이나 산학협력에도 참여했죠. 도서관에 다양한 분야의 책이 있듯,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도서관에 비유하고 싶네요.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 여러 교내활동을 해 뿌듯하면서도 마지막 학기라는 점에서 시원섭섭합니다.” 

  ■ 김수민 학생(시각디자인전공 1)
  “이번 학기를 타이포그래피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타이포그래피는 글자를 디자인하는 것인데요. 재미있는 타이포그래피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를 단순히 글자가 정렬된 재미없는 것이라고 느끼곤 하죠. 이번 학기에 생각지 못한 이벤트들이 많았어요. 몽골여행을 떠나고 연합동아리에 가입해 작가로 활동하며 라디오 대본을 쓰기도 했죠. 또 연애도 시작했어요. 타이포그래피처럼 재미있는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 김수연 학생(무용전공 3)
  “유연함으로 표현하겠습니다. 그동안 여섯 번의 공연을 준비했는데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곤란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이 느는 걸 체감했거든요. 물론 신체적인 유연함도 성장했죠.(웃음) 공연을 준비하다 보면 모두가 함께 합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학기엔 연습을 진행하며 막히는 부분을 혼자서 고민하는 것이 아닌,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유연함을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 나윤재 학생(스포츠산업전공 3) ①
  “이번 학기는 제게 땀과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많이 하면 땀이 나잖아요.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학과 생활에 참여했다는 의미죠. 이번 학기엔 스포츠산업전공 내에 새로 창설된 배구동아리인 ‘CAV’에서 활동했는데요. 뜻이 맞는 선배와 제가 함께 창설한 동아리입니다. CAV 활동으로 단국대·인천대 등과 교류전도 진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그동안 잘 몰랐던 선후배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죠. 알차게 학기를 보낸 느낌입니다.”

  ■ 최윤서 학생(무용전공 3) ② 
  “이번 학기는 하나의 스텝입니다. 무용전공 수업을 듣거나 공연 연습을 할 땐 단합이 필요해요. 이는 하나하나의 걸음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죠. 이번 학기에 무용전공 학생 4명과 팀을 꾸려 영상 오디션을 봤는데요.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 친구들의 스타일을 경험하고 이들과 합을 맞추는 과정이 새로웠습니다. 한 스텝 한 스텝 걸으며 제 부족한 부분을 대면하고, 이를 채워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고 다짐한 학기였어요.”

  ■ 허민규 학생(식품공학과 2) ③
  “영양제 같은 학기를 보냈습니다. 특히 비타민C에 비유하고 싶어요. 고등학생 때 비타민C를 먹으며 힘을 냈거든요. 이번 학기엔 부모님께 성적장학금으로 효도하기 위해 1학기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또 학과 내에서 개최된 식품 관련 전시회도 참여해 제 창의적인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죠. 술을 만드는 학술동아리 ‘바커스’의 부회장으로도 활동했어요. 보람찬 한 학기를 보냈다는 사실이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주한송 학생(경영학부 3) ④ 
  “포트폴리오 투자와 같은 학기였습니다. 포트폴리오 투자란 주식이나 채권을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번 학기엔 310관(100주년기념관)에서 다회용컵을 나눠줘 보기도 하고 금융동아리에서 활동도 하고 대회에 나가 상도 타는 등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면 성공적인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배웠어요. 학업은 물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공적인 한 학기를 보낸 것 같아 뿌듯합니다.”
 


  ■ 이호찬 학생(공공인재학부 2) ⑤ 
  “실적주의에 비유하고 싶네요. 실적주의는 실적을 기반으로 인력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번 학기 4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굉장히 바빴는데요. 2개의 밴드동아리와 더불어 팬플룻동아리오, 뮤지컬동아리에 가입했죠. 모두 공연을 올리는 동아리인지라 다가오는 토·일·월요일에 공연을 올리게 됐어요. 살짝 힘이 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공연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다 보니 실적을 쌓는 느낌이 듭니다.”

  ■ 박보현 학생(간호학과 3) ⑥ 
  “이번 학기는 예방 접종과 같이 느껴집니다. 이번 주만 해도 과제와 실습이 많이 겹쳐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과 원활히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죠. 지금의 고생이 나중에 간호사가 됐을 때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을 살 때 큰 도움이 될 테죠. 이번 학기의 경험은 제게 예방 접종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안종건 학생(영어영문학과 2) ⑦ 
  “이번 학기를 현현(Epiphany)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갑작스럽게 경험하는 깨달음 또는 통찰을 의미하죠. 저번 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경험했는데요. 그럼에도 대학교를 다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 학기엔 여러 경험을 하며 갑자기 대학생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사진동아리인 ‘사진연구회’에 가입해 중간원정도 가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거든요. 다음 학기가 더욱 기대되는 즐거운 학기였습니다.”

  ■ 곽예환 학생(기계공학부 4) ⑧ 
  “3D프린터에 비유해 설명하고 싶어요.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하며 3D프린터를 활용했는데요.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출력하기 위해선 프린터기 앞에서 오랜 시간 지켜보며 제품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4년 동안 기초를 다지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던 제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죠. 다양한 추억이 모여 학교생활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남은 것 같습니다.”

  ■ 김윤지 학생(조소전공 2)
  “용접과 같은 한 학기였습니다. 2학년이 되고 용접을 처음 배웠는데요. 버튼을 누르는 순간 바로 용접이 될 만큼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작업 중에 용접봉이 넘어지면서 2도 화상을 입기도 했죠. 용접처럼 위험하면서도 순식간에 지나간 한 학기입니다. 다음 학기에 교환학생을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제대로 임하지 못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다음 학기는 그라인더처럼 좀 더 시간을 갖고 천천히 작업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 송민석 학생(생활·레저스포츠전공 3)
  “재활과 같은 한 학기였습니다.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4학년을 앞둔 상황에서 진로를 생각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교수님이나 동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앞날을 고민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도교수님으로 계신 권용웅 교수님과 상담했던 것이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됐어요. 인생의 선배로서 다방면으로 정보를 알아봐 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죠.”

  ■ 이예진 학생(패션전공 3)
  “이번 학기를 오트쿠튀르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오트쿠튀르는 매년 1·7월에 파리에서 열리는 고급 맞춤복 박람회입니다. 난해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알차고 멋진 하이패션 브랜드의 런웨이죠. 이번 학기 작은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학업과 병행하면서 엄청난 양의 실기도 감당하려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가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되돌아보니 해낸 게 많은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이번 학기를 바쁘게 보냈으니 내년 졸업전시회도 잘 해내고 싶어요.”

  ■ 조은서 학생(문예창작전공 1)
  “상실의 학기였던 것 같아요. 상실은 문학작품에서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데요. 예를 들면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등장하는 ‘삶의 터전의 상실’ 같은 것이죠. 이번 학기엔 과제가 많아 잠과 자유시간의 상실을 경험했어요. 졸음을 참기 위해 과방에서 동기들과 함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과제를 하거나 카페인에 의존하기도 했습니다.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나름 버틸만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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