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끝나면 경직된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완화될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수정해야 했을 것입니다. 국제 분쟁은 냉전 이전보다 더욱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조밀하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니까요. 

  『문명의 충돌』의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은 “탈냉전 시대의 다문명 세계에서는 과거 냉전 시대를 지배했던 중추적 대립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향후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쟁은 일곱 내지 여덟 개 정도로 나눠져 있는 주요 문명 간의 충돌일 것이라고 전망하죠. 

  한국이 속해있는 동아시아는 문명의 충돌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시아의 고속 경제 성장이 지금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서구 문명과 아시아 간의 갈등은 세계정치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죠. 

  냉전 이후 발생한 문명 간의 대립은 세계평화에 있어 가장 큰 위협입니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현재까지도 위험한 양상으로 터져 나오는 분쟁은 이 책을 다시금 꺼내게 만들죠. 충돌이 아닌 공존을 위해 다양성을 수용하며 문명 간의 동질성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