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이 하위문화의 범주에 속한다는 의견에 대해 공감여부를 묻고싶다

우선은 놀랐다. '하위문화'라는 어감에서 오는 소외감 때문이랄까. 하지만 주류와 비주류의 관계를 언급하자면 여성운동도 하위문화의 한 장르에 속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가부장중심의 사회제도·자본주의라는 주류에 저항하고, 또한 여성운동이 소위 여성계 전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데서 마이너리티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운동이란

남성중심의 사회가 형성되는 데에는 남성중심의 철학적 사고가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고 본다. 이제는 여성도 자신의 욕망이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해야할 때다.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그릇된 사고의 틀 속에서 벗어나려 하는 모든 사고와 활동, 이것들이 여성운동이다.

△'세상이 페미니즘의 사고체계와 주장대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밝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근거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무시되고 소외되었던 '여성셩'이 부각되고 있다. 작게는 여성노동자의 수적인 증가에서부터 크게는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을 '여성성'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까지. 예컨대 EQ(감성지수)의 붐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 등도 이미 페미니즘에서 강조했던 부분들이다.

△여성운동은 넘어야 할 고충이 이중으로 되어있다고 본다. 전통적인 남성중심의 사회라든가, 여성운동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같은 여성이라든가

곧잘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하면서 말을 시작하는 사람을 보면 암담하다. 페미니스트가 뭐 어쨌다는 말인가. 무언가 남들보다 잘나서가 아니라 인류가 처한 가장 근원적인 문제에 먼저 눈을 돌린 것뿐이다. 물론 여성운동 내부에 산적한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엘리트주의'라는 비난이 많은데 이것은 보다 많은 실천과 경험을 통해 이론상의 격차를 줄여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문제는 여성운동이라는 거대담론이 만들어 놓은 '상품들'인데, 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대중성 확보라는 큰 목표를 위해서는 여성운동에 따른 문화상품의 출현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페미니스트 저널인 'If'데 대해 설명해 달라

앞서 말한 여성운동 내부의 문제점 중, 'If'는 엘리트주의의 탈피에 중점을 두었다. 다시 말해 여성운동가들의 손으로 대중적인 여성지를 만들고 싶었다. 여성운동 이론가들과 금기시 해온 여성내면의 욕망까지도 쉬운 방법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If의 기조대로 '웃고, 뒤집고, 놀기'위한 세상의 중심에 여성도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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