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피부색은 사회적인 신분을 대변해 주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비교적 피부가 하얀 서구사회에서는 피부를 검게 태우는 것이 여가활동의 정도나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 자주 일광욕을 즐기거나 인위적으로 자외선을 쪼이거나 피부를 검게하는 로숀이나 크림을 발라 피부를 검게 하기도 한다. 반면 과거로부터 동양에서는 하얀 피부가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을 나타내 왔으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햇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가 매력적이고 건강하게 보이는 것으로 생각하여 일부러 실내에서 자외선을 조사하여 피부를 태우는 썬텐미용실이 성업중이지만 이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자외선이 피부에 침투하게 되면 피부의 색소세포인 멜라닌세포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하여 더 많은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피부가 검게 되는 것이다.

백반증이 잘 발생할 수 있는 부위로는 노출부위(손, 얼굴, 가슴의 상부), 개구부 주위(눈, 코, 입, 유두, 배꼽, 성기), 간찰부(팔꿈치 안쪽, 무릎 안쪽, 겨드랑이, 사타구니), 모발(두피, 눈썹, 수염), 색소성 반점 주위, 눈의 맥락막(Choroid) 등이다.

백반증의 원인은 면역학적 요인인 멜라닌세포 자가 파괴, 신경적 요인인 정신적 긴장.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백반증 환자는 멜라닌세포가 유전적으로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소인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으며 이러한 멜라닌세포의 자가 파괴를 일으키게 된다.

백반증의 시작과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즉 피부가 하얀 사람은 여름에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백반증 병변 사이의 대비가 뚜렷해져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피부가 비교적 검은 사람은 이와 관계없이 어느 시기에서든 쉽게 알 수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나 백반증은 대개 갑자기 색소가 없어진 그후 얼마간 변화없는 상태로 있다가 색소 소실이 다시 진행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백반증이 언제 어느 정도의 부위에 발생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백반증의 일부 환자에서 가족력이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백반증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그러나 이것이 유전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백반증은 암의 전구 질환이 아니며 암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현재까지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과 치유 여부는 확실히 잘 모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백반증에 관한 연구 결과 많은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최근에는 새로운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백반증의 일차작인 치료로는 스테로이드제(국소도포 및 전신적 투여, 병변내 주입)나 광선 치료가 주로 이용되며, 환자에 따라서는 punch나 suction blister를 이용한 피부 또는 표피 이식술이나 자가 멜라니니세포 이식으로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백반증의 치료는 의사와 환자 모두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시행하여야 한다.

김명남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교수>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