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통일 7년.

통일 당시의 환호와 달리 지금은 독일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독일 여론조사기관인 '알렌바흐'의 조사에 따르면 "나는 독일인이 아닌 동독인이다"라고 동독인 60%가 말했다. 또한 동독인들의 현체제에 대한 만족도가 90년 77%에서 96년에는 44%로 떨어졌다.

이런 동독인들이 체제 만족도가 떨어진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로 동독식의 삶을 전면 부정한 통합방식이 꼽힌다. 기본적인 모든 정책들이 동독인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가운데 통합보다는 분리를 조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통합방식을 지켜보면서 동독인들은 스스로를 패자, 2류시민으로 인식하게 되고 결국 통일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동독인 정체성까지 갖게 되었다.

동독지역의 한 학생은 "돈이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인간이 설 땅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현체제와 자신을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통일 이후 자신의 개별적 경제상황에 따라 통일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통일 독일은 서독법과 행정제도를 그대로 동독에 적용함으로써 수많은 토지 소유 다툼을 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서독 관리인은 동독인에게 식민종주국의 관리처럼 비치고 있어 독일인 간의 심리적 갈등을 더욱더 벌여 놓고 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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