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는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손실로,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우주의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르죠. 제러미 리프킨은 이 개념을 인류사에 접목합니다. 인류 역시 문명을 일구고, 생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며 엔트로피를 생성합니다. 

  공감과 엔트로피는 변증법적 관계입니다. 사회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합니다. 동시에 분투하는 타인의 삶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기에 공감의 기회는 많아지죠. 공감의 확대는 사회적 교류를 이룹니다. 그러나 공감으로 지탱된 사회는 엔트로피 증가라는 대가를 지불하죠. 

  역설적이게도 엔트로피의 보복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공감입니다. 1914년 12월 24일 프랑스 플랑드르, 1차 세계대전의 최전선에서 캐롤을 통해 피워낸 공감은 이틀 간의 크리스마스 휴전을 이뤄냈죠. 무질서 속에서 기쁨과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인간성을 되찾았을 수 있었습니다. 

  엔트로피 증가가 극에 달한 현대 경쟁사회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 또한 공감의 회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감하는 존재인 ‘호모 엠파티쿠스’로서 타인을 내 마음 속으로, 타인의 마음에 내 마음을 맞춰가보는건 어떨까요. 공감을 통해 서로의 삶에 깊이 들어간다면 공존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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